"조수행 강습 타구 잡히고, 곽빈 잘 던지다가 무너진 것 아쉬워"
'패장' 이승엽 두산 감독 "선수 덕에 즐거웠다…내년엔 더 높이"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은 사령탑 부임 첫해에 '포스트시즌(PS)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PS 첫 승은 신고하지 못한 채 2023시즌을 마감했다.

두산은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 다이노스에 9-14로 패했다.

정규시즌을 5위로 마쳐 '1패'를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선 두산은 2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가지 못한 채 올해 가을 무대에서 퇴장했다.

'패장 인터뷰'를 하고자 기자회견장으로 온 이승엽 감독은 "이렇게 한 시즌이 끝났다"며 "우리 선수들 덕에 이렇게 가을야구까지 했다.

지난해 10월 부임해서 PS 진출을 1차 목표로 잡았다.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한 경기만에 가을 야구가 끝나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돌아보면 아쉬운 순간이 참 많다.

두산은 먼저 3점을 뽑았지만, 더 달아나지 못했고 선발 곽빈이 홈런포에 무너지면서 주도권을 빼앗겼다.

이승엽 감독은 "(2회 1사 3루에서) 조수행의 강한 타구를 NC 유격수 김주원이 잘 잡아서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곽빈이 잘 던지다가 4회말에 만루 홈런 포함 연속 타자 홈런을 맞고 전세가 역전됐다"며 "다시 잘 따라갔지만, 우리 뒷심이 부족했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시선을 조금 더 과거로 돌리면, 정규시즌 막판 3위 싸움에서 밀린 점, 화력 부족이 불펜진 부하로 이어진 점도 아쉽다.

이승엽 감독은 "(정규시즌 득점 8위에 머무는 등) 타선 쪽에서 약점을 보였다.

타격 수치가 떨어지니, 투수들도 힘들게 한 시즌을 보냈다"고 떠올렸다.

'패장' 이승엽 두산 감독 "선수 덕에 즐거웠다…내년엔 더 높이"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리며 사랑받은 이승엽 감독은 올해 두산 사령탑으로 지도자 생활을 출발했다.

이 감독은 권위를 내려놓고, 선수들과 같은 높이에서 눈을 맞췄다.

아쉽게 시즌을 마감하는 순간에도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과의 시간을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이 감독은 "올해 선수들 덕에 즐거운 시간 많이 보냈다.

크게 인상 쓰지 않고 한 시즌을 보냈다.

감독 자리는 무척 힘들었지만, 선수들과는 정말 즐겁게 지냈다"고 회상했다.

두산 선수들도 이승엽 감독을 "엄청난 스타였지만, 부진한 선수들의 마음도 이해해준 지도자"로 기억한다.

물론 이승엽 감독도 '좋은 사람'이 '좋은 감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건 잘 안다.

이 감독은 '성공한 지도자'의 조건인 '좋은 성적'을 내고자, 더 힘쓸 생각이다.

이승엽 감독은 "내년에는 더 높게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올 시즌 내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를 잘 채워서 내년에 더 높이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