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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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가 중남미의 물류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최강 경제대국 미국과 국경을 맞댄 이점을 십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인접국 파나마의 운하 수위가 최근 심각하게 낮아지면서 미국 동안으로 향하는 선박의 발이 묶이는 문제가 길어짐에 따라 멕시코에 물류 허브로서의 기회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켈 부에노스트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멕시코는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상위 5개국 가운데서도 1위를 차지하는 국가"라며 "우리가 추진하는 물류 허브 구상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집권 이후 28억달러를 들여 테우안테펙 횡단열차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멕시코만과 태평양 사이에 놓인 테우안테펙 지협을 통과해 멕시코 남부의 주요 항구와 공항 등이 포함된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308㎞ 길이의 횡단열차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테우안테펙 횡단열차는 오는 12월 개통을 앞두고 최근 시범 운행에 성공했다. 멕시코 정부는 미국과의 근접성과 6.5시간의 운송시간(적재시간 제외) 등으로 테우안테펙 횡단열차를 홍보하고 있다. 80㎞ 길이의 파나마 운하를 이용할 때 소요되는 최장 10시간보다 훨씬 경제적이라는 주장이다.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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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멕시코 정부는 최근 파나마 운하의 체선(滯船) 문제가 테우안테펙 횡단열차에 또 다른 성공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나마 운하는 기후위기에 의한 가뭄으로 인해 수위가 낮아지면서 컨테이너선의 일일 통행량을 제한하고 있다. 최근엔 운하를 통과하지 못하고 대기 중인 선박이 100척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멕시코 정부의 물류 허브 청사진이 불안정하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물류업체를 유치하기 위한 기반 산업 단지를 조성하는 데에만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테우안테펙 횡단열차에서 하역한 컨테이너들을 북쪽 항구도시 코아트사코알코스에서 다시 선박에 싣는 데 드는 추가 비용과 시간 등이 확실해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의 한 관계자는 "(테우안테펙 횡단열차를 이용할) 멕시코 남부의 제조업 단지에 투자하는 고객사들이 많아져야만 (해당 철도 연결에 대한 수요가) 매력적이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