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연구원 연구…병인성 변이 중 심혈관질환·암 등이 대부분

유전체(genome)를 분석함으로써 심혈관 질환 등의 원인이 되는 유전변이를 더 일찍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가바이오빅데이터 시범사업에 참여한 대상자들에게서 병인성 유전변이 빈도를 분석한 결과를 지난달 20일 유전체 분야 전문 학술지 '인간 유전학'(Human Genetics)에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은 한국인 7천472명을 대상으로 개인의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3.75%(280명)에서 이차발견(Secondary findings)에 해당하는 병인성 유전변이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 유전성 심근병,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이 2.17%, 유전성 암 질환이 1.2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차발견이란 희귀질환 발견이라는 유전체 검사 목적에 따라 발견한 변이 결과를 뜻하는 일차발견(Primary findings)과는 달리, 본래 목적은 아니지만 전문가의 권고에 따라 적극적으로 탐색해 발견한 질환 관련 변이를 뜻한다.

예를 들어 근육병 의심 환자에게서 병인성 변이가 발견됐을 때 이를 일차발견이라고 하는데, 이와는 별개로 이차발견 권고안에 따라 탐색한 결과 암 관련 유전자에서 병인성 변이를 발견할 경우 이를 이차발견이라고 한다.

이렇게 병인성 변이를 확인함으로써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심혈관질환, 유전성 암 등을 진단하고, 예방적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게 보건연구원의 설명이다.

"유전체 분석으로 심혈관질환 등 일으키는 유전변이 조기 발견"
전장유전체를 활용한 유전 진단, 유전체 연구가 늘면서 유전적 이차발견도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의학유전학회에서는 이차발견으로 권고되는 유전자 리스트를 주기적으로 발표하지만, 국내에서 이차발견 관련 정보는 매우 부족하고, 이차발견과 관련된 임상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은 아직 없었다.

이번 연구로 보건연구원은 임상의, 임상유전학자, 법윤리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들과 함께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에서 발견되는 이차발견의 임상 지침 권고안을 개발했다.

향후에는 한국인 이차발견 유전자 임상 가이드라인과 질환별 임상지침을 개발할 계획이다.

박현영 보건연구원장은 "개인의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 분석이 수일 내 적은 비용으로 가능해지면서 예방적 치료가 가능한 유전성 질환에 대한 조기진단과 유전상담, 그리고 이에 따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