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현실화 이후, 대형주 수익률 앞서"
잉글랜드은행 "미국 기술주 가치 과도" 경고
WSJ "미 7개 대장주보다 중소형주에 주목할 때"
올해 미국 주식시장을 주도한 7개 대장주(magnificent seven)보다는 이제 중소형주들을 눈여겨봐야 할 때라는 주장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중소형주들이 경기침체의 비명을 지르고 있으나 이들을 매입할 시간이 거의 왔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3천개 회사 중 가장 가치 있는 3분의 1로 구성된 러셀 1000지수가 좋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로서는 7개 대장주가 아무리 좋아 보이더라도 이제는 이들을 건너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가가 경기 하강의 전조일 수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가벼운 약세장 이후 나타난 잘못된 경보는 "주식시장은 경기 침체가 5차례 있었지만 9차례를 예측했다"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새뮤얼슨의 조롱을 증명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WSJ은 전했다.

또 러셀 2000지수에 포함된 나머지 2천개 회사는 중소형주로 간주된다.

전체 시장 가치의 단지 10분의 1만을 차지하지만, 이들은 규모 때문에 경제적 상황에 훨씬 민감하다.

러셀 2000지수는 2021년 말 정점 이후 약세장에 머물고 있으며, 올해 러셀 1000지수보다 13%포인트 뒤처졌다.

투자자들로서는 침체가 현실화한 이후 소유하는 게 최선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1차례의 경기 침체 동안, MSCI 소형주 지수는 매번 경기 침체 선언 이후 12개월 동안 대형주를 평균 16.51%포인트 앞섰다.

또 다른 대략적인 지표로는 러셀 1000지수에 대한 러셀 2000지수의 비율이 될 수 있다.

이는 1999년 봄 최저치인 58%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3년 후인 2011년에는 약 115%로 최고치였다.

현재는 다시 74%로 다시 낮아졌다.

물론 중소기업은 금리가 급등하면서 유난히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예컨대, RBC 캐피털 마켓은 지난해 말 한 행사에서 금리 상승이 시작되면서 러셀 2000지수 기업들의 차입금에 대한 가중 평균 만기가 4.8년인 데 비해 대기업은 8.8년이라고 언급했다.

더욱이 중소기업 부채는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이고 채권시장보다는 최근 어려움을 겪는 은행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다.

WSJ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많은 중소기업에 대해 분석하지 못하는 만큼 다양한 인덱스 펀드 등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이날 현재의 거시경제적 상황과 금리 급등을 고려할 때 미국 기술주에 대한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이 너무 높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잉글랜드은행 금융정책위원회는 "금리 인상 영향, 인플레이션 및 성장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일부 위험자산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한(stretched)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미국 CNBC 방송이 전했다.

이어 "과도한 위험 자산 밸류에이션은 성장에 대한 하방 위험이 현실화하면 가격이 더 크게 조정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이번 언급은 금리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해외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많은 유명 기술주가 S&P 500 대비 높은 프리미엄으로 거래되는 가운데 나왔다고 방송은 전했다.

또 특정 중앙은행의 밸류에이션 경고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리먼 브러더스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두고 대체로 침묵하는 등 통상 정책 입안자들은 특정 시장 가격에 의견을 내지 않으려 한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