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를 떠난 배우

[신간] 중국요리의 세계사
▲ 중국요리의 세계사 = 이와미 가즈히로 지음.최연희 정이찬 옮김.
세계 3대 요리라 일컬어지는 '베이징덕'(북경 오리)은 난징덕이라고 불려야 맞는 걸까.

일제 강점기 조선의 짜장면집은 항일운동의 본거지였나.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문학부 교수인 이와마 가즈히로가 중국 요리가 세계로 퍼져나간 과정과 현지화를 통해 각국의 국민요리로 변모한 스토리를 책으로 풀어냈다.

책은 격변하는 근현대사 속에서 중국인들과 중국 요리가 각국의 정치, 경제, 문화와 얽힌 궤적을 추적한다.

특히 저자는 '음식의 페이크로어'(culinary fakelore) 즉, 음식에 관한 거짓된 전승을 경계한다.

식문화사의 분야에서 사실에 상반되는 설들이 유포되거나 속설이 사실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중국 요리에 얽힌 기원과 설을 세밀하게 검증한다.

중국 대표 요리인 베이징덕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에 유명해졌고, 오리 요리는 원래 명대 초기의 수도 난징의 명물이었단다.

일제 강점기 경성과 인천에서는 대형 중국요리점이 번성했는데, 이러한 곳이 조선 민족 운동가들이 반식민지 활동을 하는 거점이었다는 것은 '재미있는 사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 짬뽕이 매워지고, 자장면이 검어진 것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중국요리가 한국인의 손에 넘어가 한국화하면서부터라고 설명한다.

일본의 라멘, 베트남의 퍼, 태국의 팟타이, 인도네시아의 나시고렝, 페루의 로모 살타도 등도 중국요리게 기초해서 현지화해 각국의 국민 음식이 된 사례라고 한다.

세계 각국에 중국요리가 보급된 과정에서 이를 수용하는 현지국의 국가권력이 깊이 관계하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일본 제국의 확장과 중국요리 수용의 상관관계에서도 나타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까운 미래에 아시아의 요리가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포용력을 기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한다.

따비. 816쪽.

[신간] 중국요리의 세계사
▲ 청와대를 떠난 배우 = 이수련 지음.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경호관으로 청와대에서 10년간 근무하다가 배우의 길로 뛰어든 이수련 씨가 자전적 성격의 에세이를 펴냈다.

화려한 경호관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과, 경호관을 박차고 나와 무명배우의 길로 들어서 처음 느꼈던 비애 등을 소개한다.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저자는 '나는 3대 나온 여자입니다'라고 밝힌다.

'3대'는 이대, 군대, 청와대를 의미한다.

저자는 사격할 때 먼 거리의 표적지가 아니라 바로 눈앞의 조준선을 잘 봐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당장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 하루 매시간을 채워나가면 인생의 목표에 반드시 닿게 마련이라고 스스로 다짐한다.

북오션.272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