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파키스탄·아프간 등 불러 '환히말라야 국제포럼' 개최…인도는 수년 내리 불참
中전문가 "중국·인도 교착 당분간 지속 전망…中, 티베트 지키려 히말라야 관리"
中, 히말라야 국가들에 영향력 '확대'…인도 견제·티베트 관리?
중국이 티베트 인근 히말라야 지역 국가들을 상대로 영향력 확대를 꾀하면서 인도와 '불편한 관계'도 심화할 전망이다.

7일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따르면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5일 시짱자치구(티베트) 남동부 닝즈에서 열린 제3회 '환(環)히말라야 국제협력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지역 국가들이 서로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주임은 또 히말라야 지역 국가들이 상호 내정 간섭을 하지 않아야 하고, 서로의 핵심이익과 관련한 문제를 함께 지지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외교 수장의 이런 언급은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인도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약 3천500㎞ 길이의 경계를 맞댄 중국과 인도는 국경 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벌였으나 해결하지 못한 채 실질통제선(LAC)를 긋고서 대립하고 있다.

2020년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에서는 양국 군 사이에 충돌이 벌어져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숨졌고, 이후로도 국경에서 대규모의 병력과 포(砲), 미사일에 전투기까지 동원한 여러 차례의 충돌이 이어졌다.

외교·군사 협상도 19차례나 했지만 싸움은 끝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올해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국경 분쟁을 해결하자고 합의하기도 했으나, 같은 달 발간한 공식 표준지도에 분쟁지역을 자국 영토로 표기하면서 갈등에 다시 불이 붙은 형국이다.

양국 국경 분쟁은 히말라야 지역 주도권을 어느 나라가 잡을 것인지 문제로도 연결된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의 리밍장 교수는 중국이 최근 몇 해 동안 지속해 히말라야 횡단(일대일로) 구상과 환히말라야 경제 협력 구상을 발표해왔으나, 인도는 줄곧 신중한 태도를 취했고 심지어 반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강한 경제력과 인프라 건설 능력으로 전통적으로 인도 영향권이던 히말라야를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이 개최하는 환히말라야 국제협력포럼에 몽골, 네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고위 당국자들이 참석했으나 인도가 2018·2019년에 이어 올해까지 세 차례나 내리 불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포럼에서 중국은 인도 앙숙이자 중국 최대 우군 중 하나인 파키스탄과 끈끈한 관계를 거듭 과시했고,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지지를 표명하는 등 지지세를 다졌다.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국제관계학자 무둥은 인도 불참에 대해 "중국이 국제포럼을 이용해 인도를 고립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무둥은 "중국과 인도 관계는 지난 2년 동안 기본적으로 교착 상태였고, 양국 모두 자발적으로 양보하고 싶지 않아 한다"며 "국력을 서로 경쟁하고 있어 관계를 풀 계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히말라야 지역을 신경 쓰는 이유 가운데는 티베트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히말라야 지역 국가 중에는 냉전 시기 미국이 티베트 정세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 곳들이 있어 중국이 지역 전체를 관리하는 '예방 외교'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