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랫동안 고수하던 코로나19 방역 체제를 풀고 외국인 입국을 허용한다고 밝혔지만 북한 신의주와 맞닿은 중국 랴오닝성의 대표적인 접경도시 단둥에선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아직 볼 수 없었다고 AFP 통신이 29일 전했다.

"여전히 발 묶였는데"…'북한 개방' 체감 못하는 중국 단둥
AFP 기자들은 최근 단둥의 북한 식당과 상점 등을 둘러보고 무역상 등 현지 주민들과 인터뷰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외유와 운동선수들의 해외 경기 참가가 줄을 이었지만 이곳 주민들은 북한과의 교역로가 다시 개방될 것이라는 조짐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AFP는 전했다.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1월 갑작스럽게 외부와의 교류를 전면 중단했다.

최근 북한은 외국인 입국을 허용한다고 밝혔지만 아직 단둥과 신의주를 오가는 본격적인 교역은 재개되지 않았다.

AFP 기자들이 찾아간 북한 식당에선 손님들이 해산물 요리를 먹으며 북한 여성 종업원들의 노래와 춤을 감상하고 있었다.

종업원들은 팬데믹 이전에 이곳에 와서 일하고 있었는데 북한 당국의 조치 때문에 고향에 가지 못하고 이곳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 맥주를 파는 것으로 유명한 한 식당에서 만난 여성 종업원은 오히려 AFP 기자에게 어떻게 되는 건지 묻기도 했다.

식당에는 가슴에 빨간 배지를 단 남성들도 여럿 있었는데, 한 남성은 국경이 언제 개방되느냐는 AFP 기자의 질문에 유창한 영어로 "나는 단둥에 산다"고 답하고는 어깨를 으쓱 들어 보이더니 걸어 나가 버렸다.

"여전히 발 묶였는데"…'북한 개방' 체감 못하는 중국 단둥
압록강 인근의 어두컴컴한 사무실에서 만난 중국인 무역상도 "국경이 언제 열릴지 나도 알 수 없다"며 "우리도 그냥 앉아서 술이나 먹으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근 수십 개의 수입 물품 상점도 셔터가 내려져 있거나 비어 있었다.

중국 당국은 작년 북한과 화물 열차 교역이 재개됐다고 확인한 바 있다.

이번 달 단둥에서 AFP가 관찰한 결과 기차 한 대가 오전 7시 40분께 북한 신의주로 들어갔다가 45분 후에 돌아오는 것이 목격됐다.

AFP는 자체 집계 결과 중국과 북한의 교역량은 최근 다시 늘어났지만 북한의 국경이 폐쇄되기 전의 3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육상 교역로가 개방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중국 중앙TV(CCTV)가 25일 "북한이 이날부터 외국인 입국을 허용한다"며 "이틀간 의학적 격리를 해야 한다"고 보도하면서 단둥의 교역로도 뚫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