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과정서 시행착오…1년 남은 파리 올림픽 '예방주사'
[아시안게임] '역대 최소 금메달' 한국유도…성장통 딛고 파리 향해 다시 뛴다
한국 유도 대표팀은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가장 적은 금메달(1개)을 수확했다.

여자 78㎏이상급 김하윤(안산시청)이 유일하게 금메달을 땄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우승 후보로 꼽았던 남자 81㎏급 이준환(용인대), 남자 60㎏급 이하림(한국마사회)은 은메달을 획득했고, 남자 66㎏급 에이스 안바울(남양주시청)과 남자 100㎏이상급 김민종(양평군청)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52㎏급 정예린(인천시청), 여자 57㎏급 박은송(동해시청), 여자 63㎏급 김지정(순천시청), 여자 78㎏급 윤현지(안산시청)도 동메달을 획득했다.

27일에 열린 혼성단체전에선 일본과 4강에서 0-4로 완패한 뒤 몽골과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1-4로 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6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금메달 수로 따지면 역대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전까지는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딴 2개가 가장 적었다.

[아시안게임] '역대 최소 금메달' 한국유도…성장통 딛고 파리 향해 다시 뛴다
표면적인 성적은 낙제점에 가깝다.

그러나 항저우 대회 금메달 수로 한국 유도의 위기를 거론하기는 이르다.

현재 한국 유도 대표팀은 세대교체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 유도를 짊어지고 나갈 차세대 에이스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큰 경험을 쌓았다.

항저우 대회는 2024 파리 올림픽, 더 나아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향한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한국 유도 대표팀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을 전후로 큰 변화를 겪었다.

오랜 기간 대표팀을 이끌었던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은퇴했다.

남자 100㎏ 이상급 김성민, 남자 100㎏급 조구함, 남자 73㎏급 안창림은 모두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성민은 2014 인천 대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한 최중량급 간판이었고, 조구함은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한국 유도의 핵심 선수였다.

안창림도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스타 플레이어였다.

일명 '어벤저스' 멤버들이 모조리 빠져나가자 한국 유도는 위기설이 감돌았다.

[아시안게임] '역대 최소 금메달' 한국유도…성장통 딛고 파리 향해 다시 뛴다
그러나 빈자리는 새로운 물로 가득 채워졌다.

무서운 신예 김민종은 최중량급 간판으로 떠올랐고, 이준환, 이하림은 세계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여자부에서도 좋은 선수들이 샘솟았다.

김하윤, 여자 57㎏급 허미미(경북체육회)는 출전하는 국제대회마다 메달을 휩쓸었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새롭게 변신한 한국 유도의 데뷔전이었다.

유도 대표팀은 금메달 2~3개 정도를 바라보고 이번 대회에 임했다.

세대교체를 고려하면 2014 인천 대회(5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4개)보다는 적은 메달이 나올 것이라고 여겼다.

뚜껑을 열어보니 성적은 예상을 더 밑돌았으나,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금메달을 놓친 선수들은 대부분 경험 부족 문제로 무릎을 꿇었다.

이준환은 결승에서 우위를 보이다가 되치기당했고, 김민종 역시 준결승에서 의욕이 앞서서 무리한 공격을 펼치다가 메치기를 허용해 무너졌다.

이준환과 김민종은 모두 경기가 끝난 뒤 "올림픽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아시안게임] '역대 최소 금메달' 한국유도…성장통 딛고 파리 향해 다시 뛴다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했던 안바울도 동메달을 따는 데 그쳤으나 이는 부상 여파 때문이었다.

안바울은 대회 직전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을 다쳐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목표 의식이 더 강해진 선수도 있다.

이하림은 결승에서 만난 '천적' 양융웨이(대만)에게 4연패째를 당한 뒤 큰 자극을 받은 듯했다.

[아시안게임] '역대 최소 금메달' 한국유도…성장통 딛고 파리 향해 다시 뛴다
금메달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던 김하윤은 예전 국제대회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고, 허미미도 단체전을 통해 종합대회 경험을 쌓았다.

제각기 값진 수확을 한 유도 대표팀 일원들은 휴식 없이 2024 파리 올림픽을 향해 다시 뛴다.

대한유도회도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뒤 올림픽 전략을 다시 세울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