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버스킹·재즈공연…축제 찾은 누구나 '음악 삼매경'
송가인·폴킴 팬 뜨거운 열기…3일간 6천500명 다녀가
아이도 어르신도 '둠칫둠칫'…가을밤 물들인 노들섬 음악축제
"떠나요∼ 둘이서∼ 모든 걸 훌훌 버리고∼"
더위가 한풀 가신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 다다르자 시민들의 노랫소리가 가장 먼저 반겼다.

노들스퀘어에 설치된 노래방 기기 앞에는 족히 50명은 되는 시민이 모여들었다.

마이크를 잡고 호응을 유도하는 참가자부터 자연스레 관객들의 박수를 불러일으키는 귀여운 꼬마 참가자까지 다양한 시민이 노래 실력을 뽐냈다.

가수 10㎝의 '스토커'를 열창한 김민수(27)씨는 "친구가 데려와서 불렀는데 많이 떨렸다"며 "꽤 여유도 있고 날씨도 딱 좋아 이제부터 축제를 본격적으로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2∼24일 노들섬에서 시 대표 음악축제인 '서울뮤직페스티벌'을 열었다.

'대중음악의 모든 것'을 주제로 실용음악과 대학생부터 인디 뮤지션, 힙합·트로트·K-팝 가수의 공연까지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졌다.

아이도 어르신도 '둠칫둠칫'…가을밤 물들인 노들섬 음악축제
노들섬 입구에서부터 늘어선 각종 체험행사는 축제를 찾아온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서울의 빵 맛집 체험부스, '인생네컷' 부스 등이 각각의 매력으로 시민을 반겼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어린이 K-팝 댄스 교실이 열렸다.

전문 댄서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시범을 보이면 아이들은 고사리손으로 열심히 안무를 따라했다.

다소 어려운지 입을 비쭉 내밀고 뾰로통한 표정을 지은 아이도 있었다.

자녀의 앙증맞은 몸짓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부모들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장인영(40)씨는 구석에서 하얀 옷을 입고 춤추는 아이가 본인의 딸이라고 소개하며 "집에서는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데 낯을 가리는 데다가 처음 듣는 노래여서 시무룩한 것 같다"고 웃었다.

아이도 어르신도 '둠칫둠칫'…가을밤 물들인 노들섬 음악축제
시민 체험 행사가 열리는 장소를 지나 노들서가로 내려가니 거리공연이 펼쳐졌다.

시민들은 무대 앞에 마련된 의자에 기대거나 뒤편 서가 의자에 걸터앉고 2층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과 함께하는 여유를 즐겼다.

노들서가 옆 음악 전문 실내 공연장 라이브하우스에서는 인디밴드 '어나더시즌'의 공연이 진행됐다.

시작 전 고요하고 다소 춥게도 느껴졌던 공연장은 금세 재즈 피아노와 색소폰이 내는 흥겨운 소리로 가득 찼다.

특별 게스트로 '빅마마' 멤버 이지영씨가 등장했다.

이씨는 "제가 쓰는 곡들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며 힘 있는 목소리로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실용음악을 전공했다는 변수현(22)씨는 "가수 안신애씨를 닮고 싶은데 마침 비슷한 장르인 재즈공연을 볼 수 있어 좋았다"며 "뮤지션에게서 직접 '응원한다'는 말도 듣고 좋은 기운을 받아 간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가수 송가인과 폴킴이 참여하는 메인 공연을 앞두고 노들섬 곳곳에서 팬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공연석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한낮부터 자리를 잡아 휴식을 취하거나 체험 행사를 즐겼다.

의정부에서 아내와 함께 왔다는 마상도(59)씨는 송가인의 팬클럽 공식 응원 색상인 분홍색 옷을 입고 있었다.

마씨는 "송가인씨를 보러 왔는데 다른 공연도 둘러보고 있다"며 "젊은 사람들 위주로 준비된 줄 알았는데 나이 든 사람도 즐길 거리가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오후 4시께가 되자 본 무대로 입장하기 위한 줄이 늘어섰다.

영예의 1번은 어제 오후부터 기다렸다는 폴킴의 팬 김은지(25)씨가 차지했다.

김씨는 "팬클럽에서 7명이 같이 와 모두 맨 처음으로 입장한다.

폴킴이 '너도 아는'이란 노래를 꼭 불러줬으면 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이도 어르신도 '둠칫둠칫'…가을밤 물들인 노들섬 음악축제
해가 저물고 본 공연이 임박하자 노들스탠드와 잔디마당의 좌석이 가득 찼다.

잔디마당 우측으로는 의자 없는 '피크닉 석'이 마련됐다.

가족 모두가 편안히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특별히 마련된 자리다 .
사전 공연으로 세계 각국의 K-팝 팬이 꾸민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갈라쇼'가 펼쳐지자 부모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아이들은 하나둘 일어서 춤 솜씨를 뽐냈다.

어린 자녀 두 명과 친어머니를 데리고 피크닉 석에 앉아있던 유모(37)씨는 "공연 라인업이 화려해 기대하고 왔다.

어머니는 송가인을 보러 오셨다"며 "날씨 좋은 날 피크닉 석에서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본 공연 시작과 함께 가수 경서와 알리, 코요테의 무대가 이어지며 노들섬이 한껏 달아올랐다.

폴킴은 '모든 날, 모든 순간'과 '너를 만나' 등 히트곡을 불러 감미로움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송가인이 등장하자 분홍 옷을 입은 어르신들은 양손에 응원봉을 들고 격렬히 반겼다.

송가인도 '용두산 엘레지'를 열창하며 무대에서 내려와 시민들과 악수하고 함께 춤췄다.

인천에서 왔다는 안규동(68)씨는 "송가인씨가 노래도 잘하고 너무 좋다.

요즘 공연 강행군인데 건강관리를 잘해 오래오래 활동해주길 바란다"며 애정어린 당부를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사가 열린 3일 동안 총 6천500여명의 시민이 다녀갔다"며 "앞으로도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풍성한 축제를 마련해 문화매력도시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아이도 어르신도 '둠칫둠칫'…가을밤 물들인 노들섬 음악축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