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땅에 조상을 모시는 마음…그림으로 보는 '명당'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족보박물관과 함께 이달 26일부터 대전 중구 한국족보박물관에서 공동 기획전 '명당(明堂), 그림에 담다'를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묏자리를 표시한 그림인 산도(山圖), 풍수지리서 등 58점의 자료를 모은 전시다.
명당은 무덤이나 집터, 마을 입지를 정할 때 이상적으로 여긴 공간을 뜻한다.
중국 남송 시대의 유학자 주자(朱子·1130∼1200)는 죽은 이의 형체를 온전하게 하고 신령을 편안하게 하면 자손이 융성하기에 좋은 땅에 조상을 모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각 가문의 산도와 이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조선시대 병조판서, 좌의정 등을 지낸 문신 정인지(1396∼1478)의 아버지 정흥인의 묘가 그려진 '하동정씨 부여릉산하성부원군묘도(扶餘陵山河城府院君墓圖)'가 대표적이다.
정인지가 부친을 모신 충남 부여 능산리는 큰 뱀이 개구리를 쫓는 형국이었다고 한다.
이에 집안에서는 먹이가 풍부하도록 개구리가 놀 수 있는 연못을 조성하고 '와영담'(蛙泳潭)이라 이름 붙였는데 그 덕분에 정인지는 많은 재물을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세종(재위 1418∼1450)과 소헌왕후 심씨의 무덤인 영릉(英陵)도 주목할 만하다.
영릉은 1446년 소헌왕후가 승하하자 당시 경기 광주(현재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헌릉 서쪽 산줄기에 조성됐으나, 이후 1469년 여주로 옮겼다.
이를 두고 세조(재위 1455∼1468) 대에 기존의 영릉 자리가 불길하다는 말이 나왔다거나 조선왕조가 영릉으로 인해 100년 더 이어졌다는 이야기 등이 전해진다.
당시 영릉을 조성하면서 묘역 안에 있던 광주이씨 가문의 이인손(1395∼1463) 무덤을 옮겼는데, 이후 집안이 갑자사화에 휘말리면서 200여 명이 죽거나 유배됐다는 설명도 볼 수 있다.
전시에서는 풍수지리이론을 집약한 자료인 윤도(輪圖), 대전의 산과 물을 풍수지리의 관점에서 그린 산도 등을 볼 수 있다.
12월 31일까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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