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말론이 들어 올린 젊음의 축배…"지금 더 사랑하라"

첫 단독 내한 공연에 3만 관객 킨텍스 채워…"곧 다시 보자"

"요즘 이 세상엔 사랑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져요.

그래서 난 오늘 밤이 더 가기 전에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정말 많이, 많이 사랑해!"
이 시대의 젊음을 대변하는 팝스타 포스트 말론이 23일 오후 무대 위에서 술잔을 들어 올리자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을 채운 3만 명의 청춘이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상의를 벗어 던지고 그 열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인 말론은 거친 힙합과 록 음악에서부터 감미롭고 로맨틱한 포크 발라드, 유쾌하고 익살스러운 댄스곡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장르의 제한 없이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그의 모습은 젊은 팝스타의 표본과도 같았다.

말론은 올해 5월 정규 5집 '오스틴'(Austin)의 발매를 기념해 열고 있는 월드 투어 콘서트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았다.

한 손에 맥주가 든 컵을 들고 편안한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한 말론은 첫 곡으로 '베터 나우'(Better Now)를 부를 때부터 열띤 '떼창'을 끌어내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두 번째 곡 '와우'(Wow)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랩 실력을 뽐낸 그는 노래가 끝나자 스물 여덟살의 수줍은 청년으로 돌아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두 번이나 허리를 깊이 숙여 관객에게 인사를 한 그는 바닥에 두었던 술잔을 머리 위로 들고 건배하며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에 나를 초대해줘서 정말 고맙다.

사랑한다"고 첫 내한 소감을 말했다.

평소 힙합에서부터 록, 포크, 팝, 알앤비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음악으로 사랑받아온 그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팔방미인'의 면모를 아낌없이 드러냈다.

'테이크 왓 유 원트'(Take What You Want), '록스타'(Rockstar) 등을 부를 땐 잔뜩 화가 난 록 스타가 되어 욕설 가득한 가사를 거친 샤우팅으로 뱉어내다가도 포크 발라드 곡 '필링 위트니'에서는 어쿠스틱 기타를 직접 연주하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곡이 끝날 때마다 서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공손하게 인사를 하는 모습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말론은 2015년 만 스무 살의 나이에 무료 음원 공개 사이트에 올린 데뷔곡 '화이트 아이버슨'(White Iverson)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단숨에 정상급 팝스타 자리에 올랐다.

이후 자신의 개인적인 방황과 아픔, 성공의 어두운 이면을 솔직하게 음악에 담아내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인정받아왔다.

최근 약혼자와의 사이에서 딸을 얻어 아버지가 된 그는 한층 더 성장한 음악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말론은 10여년 전에 쓴 노래 '투 영'(Too Young)을 소개하며 "요즘 내 모든 순간은 나의 아이를 위해 살고 있다"며 "(여러분도) 삶의 모든 순간을 할 수 있는 한 가장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다.

모든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사랑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객석에 있던 관객 한 명을 직접 무대로 초대해 기타 연주자와 가수로 호흡을 맞추는 깜짝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에 도착해 공항에서 마주친 팬인데, 나와 함께 노래를 부르기로 약속했다"며 팬의 기타 연주에 맞춰 감미로운 발라드 곡 '스테이'(Stay)를 불렀다.

말론은 이날 자신의 앞을 가득 채운 3만여 명의 한국 관객을 향해 사랑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거듭 고맙다는 말과 함께 "정말 오랜만에 재미있는 공연이었다.

조만간 또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한 그는 "자기 자신을, 또 주변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하라"는 메시지로 첫 내한 공연을 마쳤다.

"지금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죠.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되라고, 스스로를 세상에 끊임없이 표현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당신 자신만큼 멋진 사람도 없으니까요.

멈추지 말고 당신의 삶, 당신의 꿈을 사세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