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참여 선긋지만 지지층 결집 효과…김기현 "총선 이기기 위해 보수 대단합·대동단결해야"
보폭 넓히는 MB·박근혜…與, 총선 앞두고 '보수 빅텐트' 기대(종합)
영어의 몸을 벗어난 이명박(MB)·박근혜 전 대통령이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조금씩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은 13일 대구 달성군 사저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와 50여분간 회동했다.

2021년 12월 특별사면 이후 사저에 칩거해 온 박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의 회동 요청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롯데호텔 제주에서 개최한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지난해 12월 사면·복권 이후 이 전 대통령은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연평도 포격 도발 희생자 묘역 참배, 연극 '파우스트' 관람, 청계천 산책 등 몇 차례 공개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공개석상에서 마이크를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경험 등 경제 이슈 위주로 연설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두 전직 대통령의 잇단 공개 행보에 총선을 앞두고 옛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를 지원 사격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보폭 넓히는 MB·박근혜…與, 총선 앞두고 '보수 빅텐트' 기대(종합)
다만 두 전직 대통령은 현실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데 대해서 선을 긋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전날 강연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활동을 재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총선에 대해 관심이 없고,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3일 MBN 라디오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정치 일선에 나서는 정치적인 활동을 안 하실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당내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중심으로 당이 재편된 상황에서 두 전직 대통령이 실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다만 당이 전직 대통령들과 접점을 마련하는 것이 지지층을 결집해 '보수 빅텐트'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흘러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박 전 대통령과의 회동 후 "제가 당대표 된 이후 우리 당 출신 역대 대통령을 찾아뵙고 또 돌아가신 분의 경우 그 흔적을 찾아가 당의 뿌리를 다시 확인하고,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들어온 보수당 자취를 되돌아보며 앞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어 갈 동력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도 찾아뵈었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와 박물관도 찾아갔고 김영삼 전 대통령도 찾아갔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내년 총선에 이기기 위해 보수가 대단합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대동단결할 수 있도록 박 전 대통령이 가진 많은 경험이나 영향을 모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폭 넓히는 MB·박근혜…與, 총선 앞두고 '보수 빅텐트' 기대(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