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장착' 테슬라 10% 폭등…WSJ "9월 금리 동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9월 11일 월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25%, S&P500 0.67%, 나스닥 1.14%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292%(3.6bp), 2년물 4.991%(0.7bp)

11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조용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내일부터는 애플의 아이폰15 신제품 공개와 수요일 8월 소비자물가(CPI) 발표, 목요일 미국 자동차노조(UAW) 파업 및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등으로 바쁜 일정이 펼쳐지지만, 오늘은 예정된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급등했던 유가와 달러가 아침부터 하락 안정세를 보이면서 시장은 긍정적 흐름을 보였습니다. 일본은행이 완화정책에서 벗어날 움직임을 보인 것 치고는 미국의 금리도 그리 많이 오르진 않았습니다. 또 작지만, 긍정적인 뉴스가 줄줄이 나왔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2~0.9%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한 뒤 꾸준히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결국, 다우는 0.25%, S&P500지수는 0.67% 올랐고 나스닥은 1.14% 급등했습니다.
'AI 장착' 테슬라 10% 폭등…WSJ "9월 금리 동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장에 영향을 준 소식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① 목표주가 60% 높아진 테슬라

모건스탠리는 오늘 새벽 내놓은 보고서에서 테슬라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주당 250달러에서 400달러로 60%나 높였습니다. 400달러는 월가에서 가장 높은 것이죠. 투자등급도 '비중 확대'로 제시하고요. 이 보고서를 대표 집필한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월가에서 자동차 분야의 베스트 애널리스트입니다. 투자자들은 집중해서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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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주가를 크게 높인 건 테슬라가 개발 중인 슈퍼컴퓨터 '도조' 덕분이었습니다. '도조'가 기업가치에 5000억 달러를 더할 수 있다는 겁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지난주 금요일 기준 7887억 달러였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도조가 테슬라의 자율주행(FSD) 로보택시 도입을 가속할 수 있으며, 자율주행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다른 기업에 판매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조나스는 "지금부터 회사 가치를 높이는 가장 큰 동력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매출이라고 본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아마존 EBIT(이자와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의 70%에 도달한 것처럼 테슬라 역시 자동차 판매 이상의 확장된 시장을 열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만든 도조 칩이 엔비디아 A100 GPU보다 6배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저렴하다. 테슬라가 엔비디아 없이도 더 효율적인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테슬라의 FSD 차기 버전(v12)과 내년 초 AI 데이를 주목하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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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테슬라의 주가는 10.09% 폭등했습니다. 아마존도 덩달아 3.25% 뛰었습니다. 반면 엔비디아의 주가는 0.86% 하락했습니다. AMD도 0.73% 떨어졌습니다.

② "메타, 강력한 AI 개발 중"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가 강력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오픈AI의 최신 버전인 GPT-4에 필적하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개발 중이라며, 내년까지 개발을 마치고 AI 시스템을 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메타는 이에 필요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고, 엔비디아의 H100 GPU 확보 작업도 벌이고 있다고 썼습니다.

메타의 주가는 오늘 3.25% 올랐습니다.

③ "퀄컴, 애플에 모뎀 계속 공급"

WSJ은 퀄컴이 애플에 2026년까지 모뎀칩을 계속 공급하기로 계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퀄컴은 애플에 계속 모뎀칩을 공급해왔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2019년 인텔의 스마트폰 모뎀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자체 모뎀칩을 개발해왔죠. 그런데 개발이 늦춰지자 퀄컴 칩을 계속 쓰기로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퀄컴은 2026년 애플이 필요한 모뎀의 20%만 공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애플이 계속 자체 칩을 개발할 것임을 암시합니다.

오늘 퀄컴의 주가는 3.90%, 애플은 0.66% 올랐습니다.

④ 디즈니의 화해

송출 수수료를 둘러싸고 열흘 이상 싸우던 디즈니와 거대 케이블TV 회사 차터 커뮤니케이션은 오늘 합의했습니다. 디즈니가 ESPN, ABC, 디즈니 채널 등을 제공하고 받는 수수료를 인상하려 하자 차터 측이 이들 채널의 방송을 중단해왔죠. 하지만 오늘 밤 ESPN을 통해 방송되는 '먼데이나이트풋볼'을 앞두고 화해한 것입니다.

디즈니 주가가 1.15% 상승했고, 차터 커뮤니케이션은 3.18% 급등했습니다.

⑤ ARM이 부활시킬 AI 붐?

이번 주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상장합니다. 인스타카트도 상장을 위해 공모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ARM은 주당 47~51달러로 IPO를 신청했는데, 블룸버그는 수요일 마감될 공모주 청약에서 벌써 청약 규모가 공모 주식 수의 10배를 초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공모가가 51달러를 넘을 수도 있죠. 51달러로 공모가가 결정되면 회사 가치는 545억 달러에 달합니다. 인스타카드의 경우 최대 78억 달러 규모가 예상됩니다. 월가는 이들의 상장이 지난 2년 동안 침체됐던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ARM의 상장은 반도체, AI 붐을 다시 일깨우는 이벤트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⑥ 달러 하락…중국+일본 개입

지난주 8주 연속 상승했던 달러화는 오늘 0.54% 하락했습니다. 일본, 중국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엔화와 위안화 가치가 각각 1%가량 상승한 덕분입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성명을 내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환투기 행위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중국은 5000만 달러 이상의 달러 구매 건은 승인받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조치가 나온 뒤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29 위안대로 회복됐습니다. 중국의 8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상승해 5월 이후 처음 플러스 영역에 들어선 것도 긍정적입니다. 중국 소비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증거로 풀이됐습니다.
'AI 장착' 테슬라 10% 폭등…WSJ "9월 금리 동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일본은행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초 완화적 통화 정책에서 "조용한 탈출 방안"(quiet exit)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요미우리는 "일본은행이 이제 완화적 통화 정책을 감축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가즈오 총재는 "임금 상승을 동반한 지속적 물가 상승을 확신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마이너스 금리의 해제도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일본 국채 금리가 치솟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섰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이 발언 이후 일본은행이 채권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YCC)을 다음 달 폐지할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원래는 내년 4월쯤 없앨 것으로 봤죠. 그리고 내년 1월 마이너스 금리도 끝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내년 말로 예측했던 시점을 크게 앞당긴 것이죠. 오늘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0.7%를 넘었습니다. 일본 국내 금리가 더 오른다면 미 채권시장에서 막대한 돈을 굴려온 일본 투자자가 일본으로 되돌아가도록 부추길 수 있습니다. 이는 오늘 미 국채 금리를 상승시킨 원인 중 하나가 됐습니다.
'AI 장착' 테슬라 10% 폭등…WSJ "9월 금리 동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오늘 10년물 수익률은 오후 4시 30분께 3.6bp 오른 4.292%에 거래됐습니다. 2년물은 0.7bp 상승한 4.991%를 기록했습니다. 일본에서 나온 '폭탄'에 비해선 덜 오른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여기엔 이유가 있습니다.

⑧ 티미라오스 "9월 동결"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어제 '금리에 대한 미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태도에 중대한 변화가 있다'(An Important Shift in Fed Officials’ Rate Stance Is Under Way)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Fed 위원들은 그동안 금리를 너무 적게 인상하는 것보다 너무 많이 인상하는 편이 낫다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지만,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바뀌고 있다. 일부는 금리를 더 올리는 것을 선호하지만, 여러 위원은 위험이 더 균형 잡힌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위원들은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유지하기로 폭넓게 동의한 것으로 보이며, 9월 이후에도 추가 인상이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추가 인상을 단행할지는 열려있는 질문(open question)"이라고 썼습니다. 9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뿐 아니라 이후 추가 인상도 전혀 확실한 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US뱅크의 롭 하워스 전략가는 "그 기사는 'Fed는 아마도 인상을 끝냈을 것'이라는 시장의 추정에 확실히 도움이 됐다. 그건 기업 이익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을 지났다는 기대에도 더 많은 희망을 준다"라고 말했습니다.
'AI 장착' 테슬라 10% 폭등…WSJ "9월 금리 동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국채 금리가 급격한 상승을 멈췄다는 점은 기술주에 좋은 투자 환경이 될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에릭 셰리던 매니징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작년 말과 올해 상반기를 거치며 '더 오랫동안 더 높은 금리가 유지될 것'(higher for longer)이란 생각을 받아들였고 작년 하반기에는 기술주와 주식 밸류에이션이 공격적인 하락을 겪었다"라면서 "금리가 5% 안팎에서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이 없다면 이 시점에서 대부분 (주식 밸류에이션) 재설정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5%보다 더 높은 금리를 보게 된다면 아마도 더 넓은 밸류에이션 재설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견해는 경기 침체 확률이 낮아지고 있으며 Fed가 다음 몇 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곧 인상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는 수익률 냉각을 부를 수 있고, 펀더멘탈이 강력한 기술주에 대한 매수의 문을 열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⑨ CPI 발표도 괜찮아?

수요일 아침 발표될 8월 CPI는 불안 요인입니다. 브리핑스닷컴에 따르면 월가는 8월 헤드라인 CPI를 7월보다 0.6%,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0.3%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전략가는 "오늘 테슬라 등 몇몇 기업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했지만, 이번 주 가장 큰 시장 변동 요인은 8월 CPI 발표"라고 말했습니다.
'AI 장착' 테슬라 10% 폭등…WSJ "9월 금리 동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월가는 그리 불안해하지 않습니다. 헤드라인 수치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올라가겠지만, Fed가 주시하는 근원 물가는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UBS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더라도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근본적인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최근의 CPI 발표일에는 주가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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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발표된 뉴욕 연방은행의 소비자 설문에서 소비자들의 단기 (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전달 3.5%에서 3.6%로 올랐습니다. 또 장기(5년) 기대치도 2.9%에서 3.0%로 높아졌습니다. 다만 최근 휘발유 가격 상승세를 감안하면 덜 오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하락 추세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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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바이든 "중국, 대만 침략 못 해"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인도 G20 회의에서 돌아오는 길에 가진 인터뷰에서 "노동 시장의 큰 타격 없이 인플레이션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플레가 꾸준히 둔화하고 새로운 구직자가 유입되는 지표들을 반기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경제의 어려움으로 시진핑 주석이 “몹시 바쁘다( Xi has his hands full)”라며 이로 인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려는 뜻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은 G20 회의 직후 방문한 베트남에서 “중국은 현재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운 경제 문제를 안고 있다. 나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은 그 반대로 예전보다 더 그런 역량을 갖고 있지 못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⑪ "유가 상승 걱정 마"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오늘 0.25% 하락한 배럴당 87.29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3거래일 중에 이틀간 하락했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최근 유가 급등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이번 주 발표될 8월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수치가 미국에서 경기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는 겁니다. 또 앞으로 더 시원한 날씨가 원유 정제 활동을 개선하고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켈리 전략가는 "유가 랠리가 거의 다 진행되었다고 가정할 때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되어야 한다"라며 두 가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석유 순 수출국이기 때문에 유가 상승이 성장에 미치는 피해가 과거보다 덜하고, 인플레이션 궤적은 여전히 양호해 보인다는 것이죠.

⑫ 다이먼 "호황 계속된다?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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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오늘 바클레이스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현재 소비자가 강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호황이 몇 년간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로 생각한다면 큰 실수"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긴축의) 완전한 효과가 12~18개월 뒤에 어떻게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 앞에 놓인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크고, 매우 위험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은행들은 역사적으로 낮은 부도 위험으로 대출에서 큰 이익을 내고 있지만, 부동산과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일부에서 압박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이먼 CEO는 지난해 몇 차례나 "허리케인이 오고 있다"라고 강력한 경고를 날렸습니다. 하지만 미국 경제는 올해 강한 회복력을 보이면서 연착륙 기대가 커지고 있죠. 오늘 다이먼 CEO의 경고는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