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해양부 장관 사임…'지각 승객' 익사 사건 여파
그리스에서 지난주 30대 남성이 여객선 승무원에게 떠밀려 익사한 사건과 관련해 해양부 장관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밀티아디스 바르비시오티스 장관이 1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받아들인다"고 밝히며 사임을 발표했다고 AFP, 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가 바르비시오티스 장관의 사임을 수락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밤 그리스 수도 아테네 서남쪽에 있는 항구 도시 피레에프스에서 36세 남성이 여객선에 뒤늦게 승선하려다 승무원들에 의해 바다로 떠밀려 익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장면이 공개되면서 그리스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이 남성은 여객선이 출항하려던 순간, 여객선 선미에 자동차가 드나드는 램프(경사로)를 통해 뒤늦게 승선을 시도하다가 변을 당했다.

이 남성은 여객선 티켓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들은 이 남성을 배 밖으로 밀쳐낸 것도 모자라 이 남성이 바다에 빠진 걸 보고도 구조 활동을 하지 않아 공분을 샀다.

해안경비대는 이 여객선에 회항을 지시한 뒤 선장과 승무원 3명을 긴급 체포했다.

승무원 2명이 석방된 가운데 선장과 남성을 떠민 승무원은 구금 상태다.

이들에게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망했다.

바르비시오티스 장관은 사건 이후 일부 승무원들을 동정하는 발언을 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그리스 정부는 3개월 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재집권에 성공했으나 올여름 대형 산불과 뒤이은 폭우 피해로 인해서 지지율이 급락하며 수세에 몰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