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들 장기 공방 예고…"비밀재판 반대" 위헌제청신청 기각
'간첩단' 재판 반년만에 본격화했지만…"증인에 질문 1천500개"
이른바 '창원 간첩단' 사건 재판이 공소제기 6개월만에 본격적인 증거조사에 돌입했다.

그간 절차에 대한 이의를 수 차례 제기해 온 피고인 측은 증인 1명에만 질문을 1천여개 준비해 오는 등 다시금 장기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강두례 부장판사)는 4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자통 총책 황모(60)씨와 경남 서부지역 책임자 정모(44)씨 등 4명에 대한 공판을 열고 증인 신문을 시작했다.

첫 증인으로는 황씨 등에 대한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국가정보원 직원이 채택됐다.

재판부는 이 증인이 직무상 비밀을 언급해 국가 안위를 헤칠 우려가 있다며 신문 과정을 비공개하기로 했다.

황씨 등의 변호인은 "종북 공안몰이가 횡횡하는 시점에서 국가보안법 사건을 '비밀재판'으로 하는 데 반대한다"며 비공개 증인 신문의 근거가 되는 국가정보원직원법 제17조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변호인은 "증인과 피고인 사이에 설치되는 차폐시설이라도 제거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재차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3월15일 황씨 등이 구속기소된 후 약 6개월 만에 증인 신문 절차가 시작됐다.

황씨 변호인은 이날 증인에 대해 "반대신문 사항을 1천500개 정도 준비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검찰이 60여명을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모든 신문을 마칠 때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황씨 등은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캄보디아 등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공작금 7천달러(약 900만원)를 받고 지령에 따라 국내정세를 수집해 북한에 보고한 혐의로 올해 3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이 관할이전과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심리하느라 시간이 걸리면서 지난달 말에야 첫 정식 공판이 열렸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