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국가보안법 이후 영국 공립학교 홍콩 학생수 5배로 급증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후 영국 공립학교의 홍콩 학생 수가 5배 이상으로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영국 교육부는 최근 설문 조사 결과 2022-23학년도 잉글랜드 공립학교에 홍콩 학생 5천400명이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조사는 영국을 구성하는 4개 지역인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중 잉글랜드 지역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됐다.

이는 영국 공립학교에 재학 중인 홍콩 출신 학생 수가 실제보다 어느 정도 적게 조사됐음을 의미한다고 영국 교육부는 설명했다.

영국 교육부는 SCMP에 홍콩 출신 학생 수가 2020-21학년도 1천81명에서 2021-22학년도 3천68명, 2022-23학년도 5천423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2년간 홍콩 학생이 5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다.

영국은 2020년 6월 30일 중국의 홍콩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발해 2021년 1월 31일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자국 이민 문호를 확대했다.

BNO 비자를 신청하면 5년간 영국에서 거주·노동이 가능하다.

영국 정부는 이후 이들에게 정착 지위를 부여한 뒤 다시 12개월 후에 시민권 신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영국은 1997년 7월 1일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면서 그해 6월 30일 이전에 태어난 홍콩인 340만 명에게 BNO 지위를 부여했다.

이들의 부양가족까지 합치면 모두 540만 명이 영국 시민권 획득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당국은 올해 3월 현재 17만2천500명이 BNO 비자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영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BNO 비자 신청자의 약 27%가 18세 미만으로 나타났다.

18세 미만은 성인이 부양가족으로 동반 비자를 신청한 이들이다.

한편, 홍콩인들의 영국 이민 붐 속에서 잉글랜드 두 번째 도시인 버밍엄 공립학교에 가장 많은 홍콩 학생이 수학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런던보다 주거비가 저렴한 까닭에 많은 홍콩인이 모인다는 분석이다.

버밍엄에서 1만명 이상이 가입한 '버밍엄의 홍콩인들'이라는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하는 캐서린 람 변호사는 SCMP에 BNO 비자 제도 도입 후 해당 계정 가입자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광둥어(캔토니즈)를 구사하면서 10세 정도의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모들이 버밍엄 차이나타운에 많다.

아마도 막 홍콩에서 온 사람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