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에어컨 화장실'까지 투입하고 청소 인력도 대폭 보강
쿨링버스·물터널·그늘막 확대하고 음식도 개선
의료진·방제 인력 등 추가 투입하며 안정세 '뚜렷'
[르포] "이제 지낼 만해요"…총력 대응에 제자리 찾는 잼버리
"처음엔 사실 화장실이 좀 지저분했거든요.

지금은 아주 좋아졌어요.

"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델타구역 내 간이화장실 앞에서 7일 만난 포르투갈 국적의 사라(16)양이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세계잼버리 초반과 대회 시작 일곱째 날인 이날의 변화에 관해 묻자 연신 'mejor'('더 좋은'이라는 뜻)를 외쳤다.

사라 양은 "처음보다 화장실이 많이 깨끗해졌다"며 "이 야영지에서의 생활이 너무 즐겁다"고 밝게 말했다.

세계잼버리는 개영 직후 화장실이나 샤워실 등이 지저분하고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조직위원회는 청소인력을 기존 70명에서 900여명으로 크게 늘렸고,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에어컨이 달린 이동식 화장실 62동을 추가 설치했다.

[르포] "이제 지낼 만해요"…총력 대응에 제자리 찾는 잼버리
실제로 기자가 각국 대표단이 자국 문화와 전통을 소개하는 홍보부스 뒤쪽에 설치된 간이화장실 3동을 돌아봤으나 모두 깔끔한 모습이었다.

화장지도 칸마다 여유 있게 놓여 있었다.

대원들의 위생을 책임질 액체비누도 넉넉히 준비돼 있었다.

세면대 주변에 다소 물이 흩뿌려있긴 했으나 흥건할 정도는 아니었다.

말레이시아 국적의 카이시 양 역시 "처음보다 환경이 나아졌다"며 "함께 야영하는 친구들도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포] "이제 지낼 만해요"…총력 대응에 제자리 찾는 잼버리
폭염 대비책으로 지난 4일부터 배치된 쿨링버스도 열기를 식히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개막 이틀 만에 400명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하자 조직위원회는 쿨링버스 262대를 투입해 야영지 곳곳에 배치했다.

민간기업 등의 지원을 받아 그늘막 370여동을 추가 설치하고, 대형 선풍기도 200여대를 더 가져다 놓았다.

임시 물놀이장과 물터널 5곳도 추가 설치됐다.

얼음물 제공량 역시 하루 10병으로 늘려 대원들이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물을 마실 수 있게 했다.

쿨링버스에서 만난 말레이시아 국적의 자밀라(16)양은 "이곳에 15분 정도 있었다.

바깥은 덥지만 버스 안은 시원하다"며 "야영지를 돌아다니다가 냉방버스나 덩굴터널(물이 분사되는 구조로 만든 터널)이 보이면 자주 이용하고 있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뒤쪽에 앉아 의자를 젖히고 편하게 휴대전화를 보고 있던 자밀라 양의 친구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르포] "이제 지낼 만해요"…총력 대응에 제자리 찾는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들은 음식도 이전보다 더 나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개영 초기에는 간편식 위주 식단인 데다 달걀 등 일부 식재료가 상해 먹을 수 없다는 불만이 있었다.

이에 식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아워홈은 과일류를 늘리고 단백질, 수분 보충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식단을 대폭 조정했다.

모로코 국적의 레이츠(15)군은 "처음 도착했을 때는 간단한 스낵만 나왔는데 그다음부터는 닭고기, 파스타, 토마토소스 등을 먹을 수 있게 됐다"며 "레모네이드도 마셨다"고 웃었다.

열악했던 의료시설도 조금씩 개선되는 분위기다.

당초 의사와 간호사 등 176명으로 의료단을 꾸렸으나 환자가 몰려들자 지난 3일 의사 30명 등 의료진 60여명을 추가 투입했다.

국방부와 중앙의료원, 서울삼성병원 등도 의료진을 야영지로 보내 손을 보탰다.

모기 기피제도 대원들 전원에게 제공됐고, 야영지 내 벌레 구제를 위해 방제 인력도 추가 투입됐다.

레이츠 군은 "점차 야영생활이 편안해지면서 더 즐거워지고 있다"며 "마지막 날까지 더 많은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