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중구·수성구서 잇따라 쓰러져…"폭염에 열기 못 견딘 듯"
노후화 영향도…시, 교체 예산 3억→3억5천만원으로 증액 예정

대구에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도로에 설치된 중앙분리대가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각 구·군은 중앙분리대 일제 점검을 실시하거나 노후화된 시설 교체를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시는 매년 연말 구·군에 실시하던 중앙분리대 교체 수요 조사를 앞당기고 내년 교체 예산을 3억원에서 3억5천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대구시, 폭염에 '폭삭' 중앙분리대 교체수요 조사 앞당겼다
7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께 북구 침산네거리에 설치된 중앙분리대가 한쪽으로 무너졌다.

무너진 구간 길이는 200m로, 북구는 1시간여 만에 철거해 추가 사고는 없었다.

구 관계자는 "중앙분리대는 열에 약한 재질인데 하단이 균열이 난 것처럼 갈라져 있었다"고 말했다.

북구는 앞에도 중앙분리대가 폭염에 쓰러지는 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후 4시께 중구 대구동부교회 앞 중앙분리대도 10여m가량 쓰러졌다.

번화가인 동성로와 범어네거리로 이어져 평소 통행량이 많은 곳인 만큼 시민 목격담이 이어졌다.

지난 3일에는 수성구 파동행정복지센터 앞 중앙분리대가 폭염을 견디지 못해 무너졌다.

이보다 앞서 신매동 신매시장 앞 중앙분리대도 넘어져 철거되는 일이 있었다.

대구시, 폭염에 '폭삭' 중앙분리대 교체수요 조사 앞당겼다
각 구·군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성구는 이날부터 오는 11일까지 관내 중앙분리대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구 관계자는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구도 관내 중앙분리대 설치 시기를 파악해 노후화된 시설은 신속히 교체하기로 했다.

달서구는 권역별로 담당자들이 수시로 중앙분리대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중앙분리대가 쓰러지더라도 30분 내로 철거할 수 있도록 교통단속팀과 긴급보수업체와 논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매년 연말에 하던 중앙분리대 교체 수요 조사를 앞당겼다.

시 관계자는 "올해는 폭염에 중앙분리대가 쓰러지는 사례가 많아서 전수조사를 위해 수요조사를 일찍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 4일 각 구·군에 수요 조사 협조 공문을 보냈다.

내년 구·군에 편성할 교체 예산도 3억원에서 3억 5천만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구시, 폭염에 '폭삭' 중앙분리대 교체수요 조사 앞당겼다
행정 당국은 올해 유례없는 폭염으로 중앙분리대 하단 재질이 버티지 못하고 쓰러진 것으로 추정했다.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르면 중앙분리대는 교통사고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통상 폴리우레탄 재질이 사용된다.

설치 후 5년이 지나면 강도가 약해져 교체해야 하지만 예산 문제로 곧장 이뤄지지 않는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대구 시내에도 2016년과 2017년에 설치된 중앙분리대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기초단체 교통과 직원은 "꼭 5년이 지났다고 교체해야 하는 건 아니다"며 "중앙분리대가 쓰러진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올해 유독 더위가 심한 영향이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사고나 다른 충격으로 눈으로 보이지 않는 손상이 있는 상태에서, 버스나 대형 차량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 그 충격과 열기로 인해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구시, 폭염에 '폭삭' 중앙분리대 교체수요 조사 앞당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