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 '사건 청탁 대가 금품수수' 브로커 구속…수사 확대
광주경찰 "원칙대로 수사, 부정 없었다"…다른 지역 경찰 사건 처리도 주목
'경찰고위직 친분 과시' 사건브로커 구속…경찰까지 파장 미치나
사기범에게 경찰 수사에 도움을 주겠다며 막대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사건 브로커'가 구속돼 파장이 일고 있다.

해당 사기범을 수사한 광주 경찰은 수사 청탁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여러 지역 경찰이 이 사기범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경찰 수사 청탁 진위 여부는 검찰의 수사를 좀 더 두고 봐야 할 상황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최순호 부장검사)는 가상자산(블록체인)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기범으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긴 이른바 '사건 브로커' A씨 등 2명을 지난 4일 구속했다.

A씨는 경찰 고위직 인사들과의 인맥을 내세워 가상자산 사기 범죄에 연루된 사건 관계자들로부터 고가의 외제 차와 현금을 받는 등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에게 금품을 준 사기범 B씨는 광주경찰청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중인 인물이지만, 사건의 초점은 A씨의 사건 청탁이 실제 이뤄졌는지로 모이고 있다.

일단 B씨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 경찰은 사건 처리에 부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제범죄수사대는 명작 미술품 등의 대체불가토큰(NFT) 투자자들을 모집해 20~30억원을 가로챈 혐의와 별도의 사기 범행 등 2건의 범죄로 B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광주 경찰은 B씨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 측이 두 번 모두 구속영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등 신병 처리를 적극적으로 시도한 만큼 경찰 수사에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첫 번째 구속영장 신청은 검찰 측이 '사실관계를 다시 파악해달라'는 보완 요구로 반려했고, 두 번째 신청한 구속영장은 특별한 사유 없이 불청구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고위직 친분 과시' 사건브로커 구속…경찰까지 파장 미치나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B씨에 대해 수사팀이 적극적인 신병 처리를 시도하는 등 수사 대한 부정은 없었다"며 "사건과 관련, 수사팀에 대한 직접적인 청탁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B씨에 구속영장을 불청구했지만, 사건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주장 등을 추가 수사해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B씨가 전국적으로 사기 범행을 저질러 다른 지역 경찰청에서도 그에 대한 사건 수사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어, 검찰의 수사가 주목된다.

A씨는 평소 전국적으로 수십명의 총경급 이상 경찰 고위직을 관리하고 있고 경찰 인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언행을 하며 사건과 경찰 인사 브로커 행각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A씨를 구속한 검찰은 경찰 관계자에 대한 후속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B씨는 검찰 측에 금품을 받은 A씨가 경찰 인사를 통해 사건 무마를 청탁했다 등 구체적인 발언이 담긴 녹취 파일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법조계 관계자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엄벌을 받아야 할 사기범 B씨가 검찰에 사건 브로커 내용을 제보하면서 오히려 가벼운 처벌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사건 관계자는 "사기범 B씨가 브로커 A씨의 청탁에 의해서건, A씨에 대한 검찰 제보를 통해서건 구속 수사를 피하게 된다면 결국 사법 정의가 훼손되게 되는 셈이다"며 "수사 당국이 사건 브로커 사건과 별개로 사기범 B씨에 대해서도 원칙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