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밤 죽은 신랑…범인은 신부? 하객? 아니면 또다른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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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파티 2
누가 범인인가 찾는 추리극
미스터리 긴장감 떨어지지만
범죄극에 코미디 섞어 유쾌
누가 범인인가 찾는 추리극
미스터리 긴장감 떨어지지만
범죄극에 코미디 섞어 유쾌
결혼 하루 만에 신랑이 신부 곁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수상한 암호화폐와 반려 도마뱀에 빠져 있던 괴짜 신랑답게 그 죽음 또한 미스터리다. 결혼 피로연에 참석한 양가 친척과 하객들 모두 살인 용의자가 돼 의심스러운 시선을 나눈다.
애플TV+의 코믹 미스터리 시리즈 ‘애프터 파티(시즌2)’가 최근 공개됐다. 누가 범인인지 찾아가는 ‘후던잇(whodunnit)’ 장르의 전형이다. 범죄극에 코미디를 작정하고 섞어 추리 과정이 어둡지 않고 유쾌하다. 평범한 형사가 좌충우돌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 또한 익숙한 매력 포인트다.
‘애프터 파티’ 시리즈의 재미는 하나 더 있다. 에피소드마다 독립된 단편영화처럼 장르와 톤이 바뀐다. 시즌2의 첫 회는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결혼식 하루의 코믹 상황극이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난데없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연상하게 하는 로맨틱 시대물이 된다. 18세기 옷을 입은 남녀가 무도회 뒤편에서 실리콘밸리라든가 최신 암호화폐에 관한 대사를 내뱉는다.
이는 용의자인 신부가 “난 신랑을 죽이지 않았다”며 자신들의 연애담을 낭만적으로 풀어낸 결과다. 증언하는 자들은 오롯이 자신의 관점에서 과거를 재구성한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영화 속 주인공이죠!” 형사 대너(티파니 해디쉬 분)가 시즌1에서 외친 것처럼. 다음 회에선 또 다른 주인공이 또 다른 화법으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이번 캐스팅은 그 기대를 더욱 키운다. 켄 정, 존 조를 포함한 여러 아시아계 배우가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행 오버’ 시리즈에서 숙취자들의 영혼을 혼미하게 하던 켄 정은 이번에 신부 아버지 역을 맡았다. 존 조는 신부의 삼촌인데, 말끝마다 아프리카 모처의 전통을 들먹이는 ‘똘기’가 은근히 어울린다. 시즌2의 가장 비범한 등장 신으로 그를 꼽고 싶다.
코믹 추리극은 우리에게 꽤 익숙한 장르다. 장편영화로는 최근작인 ‘나이브스 아웃’ 등이 떠오른다. 화려한 출연진의 앙상블 연기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인물 하나하나를 다루기 쉽지 않아서다.
장편영화가 아닌 시리즈로 오면 탈출구가 생긴다. 인물들을 충분히 조망해 사건의 개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분량이 넉넉해지니 유머와 장르적 쾌감을 쌓기에도 좋다. 오히려 루스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시즌1의 중후반은 다소 불필요한 인물까지 서사를 쌓아간다는 평이 많았다. 모처럼 주목한 단서가 ‘알고 보니 별것 아니네’ 식으로 흐지부지 증발되곤 했다. 야심 찬 퍼즐 한 조각이 코믹한 상황을 위해 희생되는 것이다. 미덥잖던 형사가 의외의 명추리를 펼쳐내는 마지막 장면 또한 소소한 느낌에 가까웠다.
미스터리 장르의 쫀쫀한 긴장감을 원하는 시청자에겐 ‘애프터 파티’가 만족스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정통 범죄물의 잔혹함과 무거움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겐 추천할 만하다. ‘다 나쁜 놈인 줄 알았는데, 사연 들어보니 이해가 된다’는 훈훈한 메시지는 덤이다. 가볍고 쿨하고 소소하다. 굳이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며 몸서리치지 않아도 된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제작자이자 각본가인 크리스 밀러와 필 로드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시즌1의 중심이었던 샘 리처드슨, 조이 차오를 포함해 포피 루, 폴 월터 하우저, 엘리자베스 퍼킨스 등이 연기 합을 맞춘다. 애플TV+에서 오는 9월(총 10회 에피소드)까지 매주 수요일 공개된다.
김유미 객원기자
애플TV+의 코믹 미스터리 시리즈 ‘애프터 파티(시즌2)’가 최근 공개됐다. 누가 범인인지 찾아가는 ‘후던잇(whodunnit)’ 장르의 전형이다. 범죄극에 코미디를 작정하고 섞어 추리 과정이 어둡지 않고 유쾌하다. 평범한 형사가 좌충우돌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 또한 익숙한 매력 포인트다.
‘애프터 파티’ 시리즈의 재미는 하나 더 있다. 에피소드마다 독립된 단편영화처럼 장르와 톤이 바뀐다. 시즌2의 첫 회는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결혼식 하루의 코믹 상황극이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난데없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연상하게 하는 로맨틱 시대물이 된다. 18세기 옷을 입은 남녀가 무도회 뒤편에서 실리콘밸리라든가 최신 암호화폐에 관한 대사를 내뱉는다.
이는 용의자인 신부가 “난 신랑을 죽이지 않았다”며 자신들의 연애담을 낭만적으로 풀어낸 결과다. 증언하는 자들은 오롯이 자신의 관점에서 과거를 재구성한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영화 속 주인공이죠!” 형사 대너(티파니 해디쉬 분)가 시즌1에서 외친 것처럼. 다음 회에선 또 다른 주인공이 또 다른 화법으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이번 캐스팅은 그 기대를 더욱 키운다. 켄 정, 존 조를 포함한 여러 아시아계 배우가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행 오버’ 시리즈에서 숙취자들의 영혼을 혼미하게 하던 켄 정은 이번에 신부 아버지 역을 맡았다. 존 조는 신부의 삼촌인데, 말끝마다 아프리카 모처의 전통을 들먹이는 ‘똘기’가 은근히 어울린다. 시즌2의 가장 비범한 등장 신으로 그를 꼽고 싶다.
코믹 추리극은 우리에게 꽤 익숙한 장르다. 장편영화로는 최근작인 ‘나이브스 아웃’ 등이 떠오른다. 화려한 출연진의 앙상블 연기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인물 하나하나를 다루기 쉽지 않아서다.
장편영화가 아닌 시리즈로 오면 탈출구가 생긴다. 인물들을 충분히 조망해 사건의 개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분량이 넉넉해지니 유머와 장르적 쾌감을 쌓기에도 좋다. 오히려 루스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시즌1의 중후반은 다소 불필요한 인물까지 서사를 쌓아간다는 평이 많았다. 모처럼 주목한 단서가 ‘알고 보니 별것 아니네’ 식으로 흐지부지 증발되곤 했다. 야심 찬 퍼즐 한 조각이 코믹한 상황을 위해 희생되는 것이다. 미덥잖던 형사가 의외의 명추리를 펼쳐내는 마지막 장면 또한 소소한 느낌에 가까웠다.
미스터리 장르의 쫀쫀한 긴장감을 원하는 시청자에겐 ‘애프터 파티’가 만족스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정통 범죄물의 잔혹함과 무거움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겐 추천할 만하다. ‘다 나쁜 놈인 줄 알았는데, 사연 들어보니 이해가 된다’는 훈훈한 메시지는 덤이다. 가볍고 쿨하고 소소하다. 굳이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며 몸서리치지 않아도 된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제작자이자 각본가인 크리스 밀러와 필 로드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시즌1의 중심이었던 샘 리처드슨, 조이 차오를 포함해 포피 루, 폴 월터 하우저, 엘리자베스 퍼킨스 등이 연기 합을 맞춘다. 애플TV+에서 오는 9월(총 10회 에피소드)까지 매주 수요일 공개된다.
김유미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