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요일별로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됩니다.
[필름의 추억] 콩나물 교실과 선생님의 회초리…그 시절 교실 풍경
이제 한국의 학교는 외형적으로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한 학급 학생 수는 30명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컴퓨터와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수업을 돕고, 도시락 대신 급식이 제공되고, 냉난방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습니까? 그 시절 우리가 부러워하던 선진국의 교실보다 더 발전한 것 같습니다.게다가 학생인권은 크게 개선됐습니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회초리를 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됐습니다. 학생인권은 '절대가치'로 보호받고 있는 듯합니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교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임용된지 2년 밖에 안된 젊은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은 한국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던졌습니다. 특정 학부모가 지속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등 교사의 죽음을 둘러싸고 온갖 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달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이를 계기로 교권이 땅에 떨어진 현실을 개탄하는 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바라던 '선진국형' 교실이 실현된 것처럼 보이는데,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의 관계는 기형적으로 바뀐 듯 합니다. 콩나물 교실에다 시설은 낙후됐었지만, 단단한 신뢰감이 감돌았던, 그 시절의 교실 풍경이 새삼 그리워집니다.
신경훈 디지털자산센터장 khshin@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