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스와 손잡고 메타의 최신 거대언어모델(LLM)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한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메타의 LLM을 동시에 제공하는 전략으로 고객 저변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오픈AI 이어 메타와도 맞손…'AI 블랙홀' 꿈꾸는 MS
MS는 18일(현지시간) 연례 파트너사 콘퍼런스인 ‘인스파이어 2023’을 열고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 고객이 메타의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메타도 이날 새로운 오픈소스 LLM ‘라마2’를 공개했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왔다. 검색 엔진 빙에 챗GPT의 LLM인 GPT-4를 장착하는 등 다양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초엔 오픈AI에 100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하기도 했다.

MS가 애저 서비스를 통해 메타의 라마2를 제공하는 건 오픈AI에 집중된 AI 서비스를 다양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메타와 MS는 AI와 그 혜택을 보편화하기 위한 약속을 공유하고 있다”며 “개발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마2는 별도 이용료가 없는 오픈소스 LLM이지만 애저 서비스를 통하면 MS에 비용을 내야 한다.

이날 행사에서 MS는 오픈AI의 생성형 AI를 장착한 ‘MS 365 코파일럿’ 구독료를 1인당 월 30달러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MS 365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이 포함된 사무용 소프트웨어로 1인당 12.50달러에서 57달러의 이용료가 부과된다. 코파일럿까지 사용하면 추가로 30달러를 더 내야 한다. MS 365 코파일럿을 구독하면 생성 AI에 다양한 업무를 주문할 수 있다. 정해진 양식에 맞춰 문서를 작성하고 회의 내용을 기록하며, 긴 서류를 짧게 요약해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보안을 강화한 ‘빙챗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도 공개했다. 빙챗은 AI를 장착한 MS 검색 엔진으로, 입출력한 데이터를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 내부 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기업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번 행사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MS 주가는 전날보다 3.98% 상승한 359.49달러에 마감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