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삼각맨션(사진)이 최고 높이 120m, 508가구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재개발 구역에 포함된 한국전력 변전소 부지를 개발계획에서 분리해 사업에 시동을 걸 수 있게 됐다. 모든 땅이 시유지인 이촌동 중산시범아파트는 서울시가 매각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감정평가를 진행해 재건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공유지가 포함된 갈월동 역세권 재개발도 동의율 요건이 완화돼 정비구역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역과 용산공원 사이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의 국공유지 문제가 풀리면서 부동산 시장이 활력을 찾고 있다.

○삼각맨션, 한전 부지 분리해 사업 활로

국공유지 분리 개발…용산 정비사업 속도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구는 다음달 17일까지 한강로1가 삼각맨션 일대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구역 지정안에 대한 주민 공람 절차를 밟는다. 이 단지는 중구 회현시민(1968년), 용산구 중산시범(1970년),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과 용산구 한강맨션(1971년) 등 아파트가 한국의 일반적인 주거 형태로 도입되던 시기에 지어졌다.

주민 공람안에 따르면 지상 6층, 2개 동, 130가구를 헐고 최고 높이 120m, 508가구(전용면적 39~103㎡)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분양주택이 462가구, 임대주택이 108가구다. 계획상 높이는 최고 100m지만, 창의혁신디자인 사업으로 선정되면 120m로 높일 수 있다는 단서가 달렸다. 면적은 전용 32~85㎡로 중소형이고, 토지 등 소유자는 모두 247명이다. 건물이 오래된 만큼 2020년 전용 70㎡가 9억3000만원에 매매된 이후 거래가 없다.

이번 계획에서 용산구는 삼각맨션 특별계획구역(2만860㎡)을 삼각맨션 지구(1만5945㎡)와 한전 지구(4914㎡)로 나눴다. 2016년 도시환경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될 때 한전이 소유한 부지가 포함된 탓에 동의율(소유자의 60%·면적의 50%)을 채우지 못해 재건축이 불발됐다. 한전과 합의해 별도 개발을 하기로 하고 구역을 분리하면서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한전은 이 부지에 업무시설과 변전소를 지을 방침이다.

○갈월동 재개발, 중산시범도 탄력

용산공원 북쪽 갈월동 도시정비형 재개발 구역(4만837㎡)은 서울시가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역세권 시프트)의 사전 검토 동의율 요건(토지 면적 40% 이상)을 낮추면서 사업을 풀어나갈 수 있게 됐다. 작년 8월 주민에게 열람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주로 7층 이하 2종 주거지로 이뤄진 용도지역을 준주거로 두 단계 종 상향해 최고 46층, 949가구(공공임대 370가구)를 지을 수 있다. 문제는 전체 토지의 25%가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서울시 등이 소유한 국공유지라는 점이다. 당시 추진위는 “국공유지를 포함해 토지 등 소유자 60%의 동의를 받았다”며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사업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주민이 국공유지는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 사업이 중단되는 듯했다.

이후 서울시가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사업의 사전 검토 요건을 ‘토지 등 소유자 60% 이상 동의·토지 면적 50% 이상 동의’에서 ‘소유자 50% 이상·(국공유지를 제외한) 면적 40% 이상’으로 낮추면서 추진이 가능해졌다. 용산구도 서울시와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사업 시행에 대해 회신을 받아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 중산시범은 주민이 건축물만 소유하고 땅을 모두 서울시가 보유한 단지다. 재건축 추진에 서울시의 토지 매각이 선결 과제다. 최근 매각을 위한 감정평가를 하고 있으며 이달 말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2022년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에서 매각 의사를 밝혔다. 감정평가를 토대로 매각이 이뤄질 공유재산심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