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대관령음악제 7월 26일 개막…'알프스 교향곡'·'사계' 등 자연 주제 프로그램
8월 롯데콘서트홀·예술의전당 기획 클래식축제…국립합창단도 여름축제
장마 끝나면 잇단 여름 클래식축제…자연 속 공연부터 합창까지
이달 초부터 이어진 긴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클래식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19일 클래식 음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개막하는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시작으로 다음 달에는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 국립합창단 여름합창축제가 열린다.

서울을 벗어나 강원도의 수려한 자연 속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평창대관령음악제, 국내 주요 클래식 공연을 개최하는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알찬 프로그램,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창작곡 합창까지 취향에 맞는 공연을 고르면 된다.

장마 끝나면 잇단 여름 클래식축제…자연 속 공연부터 합창까지
◇ 올해 평창대관령음악제 주제는 '자연'…"모든 공연에 자연 관련 곡 포함"
올해로 20회를 맞은 평창대관령음악제는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들에게 딱 알맞은 공연들이 준비돼 있다.

올해 음악제의 주제도 '자연'이다.

개막공연 중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은 해돋이 전의 어둑한 산의 모습, 산 정상부에서 바라보는 전경 등의 묘사를 느낄 수 있는 곡으로 평창대관령음악제와 꼭 맞는 곡이다.

또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비발디의 '사계', 베토벤의 '전원' 등 유명한 곡부터 새를 사랑한 작곡가 메시앙의 '새의 카탈로그', 야나체크가 자신의 고향마을을 회상하며 피아노 한 대로 그려낸 '수풀이 우거진 오솔길에서' 등도 준비돼 있다.

무엇보다 야외공연장인 음악 텐트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자연의 소리와 함께 클래식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야외공연장은 특수 천막으로 지붕이 덮여 있는 공연장으로 바람이나 빗소리 등 외부 소리가 들리는 구조다.

지난해 야외공연장 공연 중에는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이 역시 특별한 경험이었다는 관객들의 반응이 나왔다.

장마 끝나면 잇단 여름 클래식축제…자연 속 공연부터 합창까지
올해는 개막과 폐막 공연을 포함해 총 5차례 공연이 야외공연장에서 예정돼 있다.

이 가운데는 8월 4일 피아노 듀오 신박이 발레리나 김지영과 발레리노 이재우·김용걸과 함께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인 '봄의 제전'이 눈길을 끈다.

또 전쟁으로 고국을 떠난 우크라이나의 체임버 오케스트라 '키이우 비르투오지'가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연주하는 곡도 만날 수 있다.

키이우 비르투오지는 행사장에서 벗어나 강원도 지역사회에서 열리는 찾아가는 음악회에도 두 차례 참여한다.

양성원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은 앞선 간담회에서 "모든 공연에는 자연과 관련된 곡이 들어간다"며 "대도시에서 받은 스트레스에서 해방돼 더 순수한 마음과 깨끗해진 머리로 듣는 음악에서 깊은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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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
평창대관령음악제가 다음 달 5일 막을 내리면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이 주최하는 클래식 여름 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다음 달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롯데콘서트홀의 '클래식 레볼루션'은 그해 선정한 작곡가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클래식 축제다.

올해의 주인공은 당대 음악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이다.

프로그램은 번스타인의 곡뿐만 아니라 그에게 큰 영향을 끼친 브람스의 작품을 비롯해 슈만, 차이콥스키, 말러, 드보르자크의 작품도 포함됐다.

오케스트라가 선사하는 교향곡뿐만 아니라 연주자들이 한데 모여 실내악을 선보이는 14일과 15일에는 '체임버 뮤직 콘서트'도 기대를 모은다.

올해 축제 예술감독을 맡은 베를린 필하모닉 클라리넷 수석인 안드레아스 오텐잠머를 비롯해 플루티스트 김유빈, 소프라노 황수미, 첼리스트 한재민, 피아니스트 윤홍천, 신창용 등이 무대에 오른다.

롯데콘서트홀의 클래식 레볼루션이 끝나면 다음 달 22일부터 27일까지는 예술의전당 여름 음악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더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맞는다.

올해는 국내 클래식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협연자는 물론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특별한 실내악 무대를 꾸민다.

축제의 개막과 폐막 공연에서는 세계적 권위의 말코 지휘 콩쿠르 우승자인 스페인 출신 지휘자 안토니오 멘데스가 포디엄에 오른다.

연주는 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 출신 연주자들로 구성된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맡았다.

예술의전당 여름 음악 축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젊은 연주자들의 프로그램도 있다.

경쟁을 뚫고 공모로 선발된 총 10팀의 연주자들이 다양한 장르와 각양각색의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장마 끝나면 잇단 여름 클래식축제…자연 속 공연부터 합창까지
◇ 국립합창단 여름축제…'카르미나 부라나'·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위한 헌정곡
최근 해외에서 한국인 성악가가 각종 콩쿠르를 휩쓸며 'K-성악' 붐을 일으킨 성악가들의 무대도 준비돼 있다.

다음 달 30∼31일 양일간 예술의전당에서는 정통 서양 클래식부터 창작 합창음악까지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는 국립합창단의 '여름합창축제'가 열린다.

축제 첫날에는 20세기 독일의 대표적인 현대음악 작곡가 칼 오르프의 역작으로 대규모의 합창 및 오케스트라 구성, 화려한 기교, 웅장함이 돋보이는 '카르미나 부라나'를 들려준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 앞에 놓인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며 인생의 무상함을 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곡으로 소프라노 박미자, 테너 박의준, 바리톤 강형규가 무대에 오른다.

둘째 날에는 작곡가 류재준의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위한 헌정곡 '장엄미사(Missa Solemnis)'를 들려준다.

류재준의 곡은 창작곡으로 이번 공연이 세계 초연이다.

팬데믹을 기점으로 정체된 사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구 온난화 등 21세기에 벌어지고 있는 방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소프라노 이명주, 알토 김정미, 테너 국윤종, 베이스 바리톤 김재일 등이 참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