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케리, 中왕이 만나 "기후협력으로 미중관계 재정립 가능"(종합)
중국을 방문 중인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가 18일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화권 매체 봉황망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케리 특사는 이날 오전 9시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외교라인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만나 회담했다.

케리 특사는 "중국과 미국은 기후 협력을 통해 양국의 외교관계를 재정립하고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설 수 있다"며 "회담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두 나라에 새로운 출발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희망은 이것(기후회담)이 우리 사이의 차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회담이 기후 문제에 대한 우리 사이 대화의 시작일 뿐만 아니라 더 넓은 관계를 변화시키는 시작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기후 회담을 계기로 경제·외교·대만 문제 등 각 분야에서 치열하게 대립하는 양국이 대화와 타협으로 상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왕 위원은 케리 특사를 '라오 펑여우'(老朋友·오랜 친구라는 뜻)라고 칭한 뒤 "우리는 양국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일했다"고 말했다.

케리 특사와 왕 위원은 각각 미국 국무장관과 중국 외교부장(장관)으로 활동하며 양국의 외교정책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왕 위원은 그러면서 "기후변화 협력은 양국 관계의 전반적인 분위기 속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양국 인민의 인식과 지지, 건강하고 안정적인 양국 관계가 필요하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해 이성적이고 실무적이며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몇 년간 우리는 소통이 적을 때 더 많은 문제를 겪었고, 때로는 작은 문제가 큰 문제가 됐다"며 "상호존중의 정신에 따라 평등한 대화와 소통을 진행하면 어떠한 문제라도 타당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왕이 위원과 회담을 한 케리 특사는 이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베이징에 도착한 케리 특사는 전날에는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와 만나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 저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케리 특사는 2021년에도 중국을 방문, 셰 대표는 물론 당시 국무위원이자 외교부장이던 왕 위원과 영상회담을 했다.

그는 19일까지 중국에 머물며 메탄가스 등 비이산화탄소(Non-CO₂) 저감 문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석탄 사용 제한, 삼림 벌채 억제, 개발도상국 기후변화 대응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한다.

케리 특사는 지난달 18∼19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이달 6∼9일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 이어 최근 들어 중국을 찾은 세 번째 미국 고위 인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