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 12m, 발사체 전체 길이는 40m 넘을 수도…ADD 등에서 한미 합동분석
엔진 특성·추력·연소시간·부품 국외구매 여부 등 파악 기대
인양 北발사체 2단부 온전…엔진·연료통 있으면 핵심기술 파악
해군이 북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 2단 추진체로 추정되는 부분을 인양함에 따라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에서 한미가 합동 분석에 들어갔다.

합참이 16일 공개한 북한 발사체 사진을 보면 2단부 일부의 흰색 동체가 비교적 온전한 상태여서 이를 열어보면 북한의 진전된 로켓 기술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직경 2.5m, 길이 12m로 파악된 이 동체는 1단 추진체 연결부위와 2단부 일부로 추정되고 있다.

'천마'라고 쓴 검은색 글씨도 선명했다.

직경 2∼3m의 원형 연결고리도 수거했다.

인양된 2단부 동체 속에는 엔진과 연료통, 산화제통이 그대로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단부로 이뤄진 발사체가 비행하면서 1단부가 분리됐고, 2단부가 점화에 실패하면서 그대로 해상으로 추락했는데도 동체 상태는 양호했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인양된 천리마-1형 발사체 잔해물은 엔진과 노즐, 연료탱크, 산화제 탱크가 포함된 2단 추진체와 1단과 2단을 연결한 인터스테이지(연결단)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단 엔진이 고스란히 있다면 신형 여부를 알 수 있다.

1단부 엔진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또는 '화성-17형'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2단 엔진은 새로 개발한 신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1단부보다 더 길게 제작해 강한 추력이 발생하도록 연료와 산화제를 많이 넣었기 때문에 엔진 형태도 기존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인양 北발사체 2단부 온전…엔진·연료통 있으면 핵심기술 파악
합참이 공개한 사진에서 빨강·노란색 로프로 감긴 부분에 연료통과 산화제통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동체 끝 체크무늬가 있는 부분 속에는 엔진 노즐 등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건져 올린 2단부 일부 동체에서 연료통과 산화제통을 빼내 분석하면 로켓 추력과 비행거리 등을 계산할 수 있다.

더욱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에도 로켓 부품을 국외에서 도입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을 설명했다.

장 센터장은 "2단 추진체 동체 내에 연료와 산화제가 그대로 탑재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2단 엔진의 특성(백두산 엔진 또는 새로운 엔진 등) 및 추력, 연소시간 등 성능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이고 장거리 탄도미사일 상단 추진체의 특성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연결단에 2단과 1단의 엔진 제어 및 원격 명령, 계측, 유도제어, 배터리 등의 부품이 남아 있다면 북한의 발사체와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기술 수준, 국산화 수준, 해외 구성품의 구매 여부 등 상당한 정보 획득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2012년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잔해 인양 작전에서는 산화제통과 연료통, 엔진 잔해 등 1단 추진체 잔해 14점을 수거했다.

군과 전문기관 분석을 통해 은하 3호의 1단부 엔진이 노동-B(무수단) 엔진과 같은 것으로 파악했다.

산화제통에서는 스커드 및 노동미사일의 산화제와 같은 '적연질산'을 사용했음을 밝혀냈다.

대부분 국가에서 인공위성 발사체의 산화제로 액체 산소를 사용하는 것과 정반대였다.

당시 산화제통의 용량(48t)을 기준으로 1단 로켓의 추진력을 118t으로 계산했고, 이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500∼600㎏의 탄두를 장착하고 1만㎞ 이상을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산했다.

군은 인양된 2단부 일부 동체 길이가 12m로 밝혀짐에 따라 북한이 지난달 31일 발사한 우주발사체 전체 길이가 40m 또는 40m 이상일 가능성도 있다고 추산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2단 동체 길이로 볼 때 우주발사체 전체 길이는 40m 또는 그 이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센터장은 "인양된 동체 길이가 12m라고 하면 이를 기준으로 평가할 전체 발사체의 길이는 40m 안팎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