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등지서 세력 부활 조짐…블링컨 美국무 "싸움 안 끝났다"
여전히 세계 떠도는 IS의 망령…올해만 테러로 100명 넘게 숨져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와 연계된 공격으로 아프가니스탄,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올해 들어서만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테러 격퇴를 위한 장관급 회의'에 참석해 이러한 현황을 공유하고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미국은 IS 세력을 뿌리뽑기 위해 국경 보안 개선, 생체인식 데이터 수집, 전장에서의 공격 증거 수집 등 민간 부문의 역할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특히 IS 조직원과 그 가족을 난민 캠프나 수용시설에서 본국으로 송환해 이들이 다시 무기를 들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각국 대표단에 강조했다.

이라크와 시리아 북부 지역에는 IS 조직원의 가족 등 수만 명이 난민 캠프나 임시 수용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시리아 쿠르드 자치정부가 관리하는 알-홀 수용소에는 약 5만명이 생활하는데 이 중 1만명이 외국인이다.

여전히 세계 떠도는 IS의 망령…올해만 테러로 100명 넘게 숨져
미국의 이같은 요청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IS가 세력을 다시 회복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중동에서 미국의 군사적 입지가 축소되면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IS의 영향력이 부활할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컬 의원은 지난 3월 이라크와 시리아에 아직도 수만 명의 IS 전사들이 남아 있으며, 이들은 IS를 재건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시리아의 학살자'란 악명을 지닌 독재자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러시아와 이란 등의 군사 지원을 등에 업고 국토 대부분을 재장악한 뒤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복귀한 것도 IS 퇴치에 걸림돌로 지목된다.

시리아에서 미군은 그동안 알아사드 정권과 대립해 온 쿠르드 민병대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과 공동작전을 펼치며 IS 세력을 격퇴해왔다.

워싱턴의 중동연구소 시리아 프로그램의 찰스 리스터 국장은 "사우디와 이 지역의 다른 국가들이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정상화를 촉구하면서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입지가 점점 코너에 몰리고 있다"며 "아사드 정권 정상화의 가장 큰 승자는 IS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