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의 거의 절반이 생계유지를 위해 부업을 뛰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러 국가에서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생활비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7일 미국 CNBC 방송은 다국적 컨설팅펌 딜로이트가 전 세계 44개국 Z세대 1만4483명과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1990년대 후반 출생자) 83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설문에 참여한 Z세대 중 약 46%가 본업 외에도 풀타임(full-time) 또는 시간제(part-time)로 부업을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이 비율은 37%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세대 모두에서 각각 3%포인트, 4%포인트 올랐다.

부업을 뛰는 주된 동기는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Z세대의 38%, 밀레니얼 세대의 46%가 이 같이 답했다. ‘기술을 배우고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답한 비율은 각각 25%, 28%였다. ‘취미 생활과 관련이 있거나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두 세대 모두에서 25%에 못 미쳤다.

딜로이트의 마이클 파멀리 리더는 “생계유지를 위해 부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는 MZ세대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재정적 불안이 이 세대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적 우려로 인해 이들은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을 배양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결정들을 미루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업의 종류는 온라인을 통한 제품‧서비스 판매나 음식 배달, 승차 호출 등 긱워커(초단기 노동자), 인플루언서 등이 꼽혔다. 늘어나는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한 방법으로 부업 외에도 중고품 소비 확대, 미래 부동산 투자를 위한 저축 등이 거론됐다.

주요국에서의 인플레이션은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 20개국의 4월 물가 상승률은 7.0%로 전달(6.9%)보다 올랐다. 임금 수준과 연동되는 서비스 물가와 에너지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물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7.3%로, 전월(7.5%)보다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 물가 상승률인 2%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이 2년 가까이 유지되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