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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코퍼' 구리, t당 1만달러 간다?…이례적 전망 이유는 [원자재 포커스]
블룸버그통신은 LME의 구리 재고가 최근 5만t 수준으로 18년 만에 최소치를 찍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LME의 현재 구리 재고량은 세계의 일주일 치 소비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적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때문에 구리 기업들의 세계 최대 행사 중 하나인 ‘Cesco 위크’(17~19일) 동안 구리 가격 상승론이 힘을 얻고 있다. 원자재 컨설팅 회사 CRU 그룹은 “구리 가격이 t당 1만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LME에서 17일 구리 선물(7월물) 종가는 t당 8964.5달러였다. 보통 구리 가격은 실물 경제 전망에 연동해 움직이기 때문에, 최근처럼 경기 침체 전망이 대두한 상황에서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최근 구리 가격은 t당 90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유는 ‘세계의 공장’ 중국의 경제 재개(리오프닝)로 구리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데, 주요 구리 생산지에서의 공급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2위 구리 생산국인 페루의 구리 수출량은 지난 1~2월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줄었다. 이 기간 생산량 자체는 5% 늘었지만, 페루의 정치적 혼란으로 선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구리 생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로버트 에드워즈 CRU 그룹 수석컨설턴트는 “광산업체들이 대규모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에 2026~2027년에 구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채굴 가능한 구리 광산 가격이 높아졌고 채굴 자체도 까다로워져서다. 주요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경우 채굴 금속의 품질 악화와 물 부족 문제 때문에 신규 채굴 등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그 결과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구리 가격 상승은 전 산업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클린테크(청정에너지)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구리가 전기자동차, 풍력터빈 등에 쓰여서다.
구리 가격 상승이 광산업체들에 마냥 호재는 아니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가격 상승 자체는 실적에 호재일지 몰라도, 구리 광산 개발 및 채굴이 제한되면 성장성이 꺾이기 때문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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