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6일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6일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6일 방한한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나 반도체, 배터리 등 삼성의 중국 생산시설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첨단 산업에 관한 광범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이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리 총리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40분 정도 만났다. 이 자리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 고위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리 총리가 방한 기간에 개별적으로 만난 국내 기업 총수는 이 회장이 유일하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이 회장은 리 총리에게 중국 내 삼성 생산시설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하고 추가 투자 등을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 낸드플래시 공장과 배터리 생산 라인 등을 운영 중이다. 이 회장은 이날 “한국과 중국의 상호 이익이 증가하는 데 계속 공헌하겠다”며 “삼성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 회장에게 첨단 산업 분야에서 중국 추가 투자와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삼성은 중국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동력”이라며 “삼성과 중국 기업이 첨단 제조업,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AI),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협력해 질적인 성장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등 한국 기업이 중국에 대한 투자와 중국 기업과의 협력을 계속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가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만 콕 집어 면담한 배경으로는 이 회장의 중국 네트워크가 꼽힌다. 리 총리와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리 총리는 시진핑 당시 저장성 서기가 방한했을 때 비서장으로서 삼성전자 수원·기흥 사업장에서 이 회장을 만났다.

황정수/신정은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