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청년들의 자산 형성 지원을 목적으로 만든 청년 소득공제 장기펀드라는 상품이 있습니다.

정부 지원 속에 최근 20개가 넘는 펀드가 쏟아졌는데, 정작 펀드에 들어온 돈을 확인해 보니 거의 무관심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일부 운용사 펀드에는 채 1백만 원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배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출시한 지 열흘이 넘은 청년 소득공제 장기펀드들의 성적표입니다.

개별 운용사별로 운용액이 대부분 1천만 원도 넘기지 못했습니다.

마이다스와 트러스톤자산운용은 1백만 원도 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7백만 원), 한화자산운용(4백만 원)도 규모가 작은 것은 마찬가지.

KB자산운용만이 1억 2천만 원으로 전체 1억 7천만 원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청년펀드'란 연간 급여액 5,000만 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금액 3,800만 원 이하인 만 19~34세 청년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3년 이상 가입을 유지하고, 1년 최대 납입금인 600만 원까지 넣는다고 가정할 때, 매년 40만 원가량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달 17일부터 청년펀드가 무려 27개나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정기적금보다 낮을 수 있고, 소득세율이 낮은 청년들 특성상 소득공제 혜택도 크다고 볼 수도 없어섭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주식형 펀드라서 원금손실 우려도 있고, 환급받을 수 있는 돈도 40만 원 수준인데 다른 금리 높은 상품들에 비해서 큰 매력은 없다고…]

정부의 정책 진행이 성급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청년층 끌어안기에 부쩍 힘을 쏟고 있는 정부와 여당이 성급한 나머지 급조한 정책으로 외면을 자초했다는 것입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당국이 올해 초 갑자기 청년 지원 상품을 꺼내들었고, 준비된 사업자들부터 곧장 서비스를 시작하라고 주문했다"면서 펀드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정부는 6월, 입금액에 소액 지원금을 얹어주는 적금 상품인 '청년도약계좌' 출시도 앞두고 있습니다.

청년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만한 금융상품을 더 세심하게 짜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영상편집: 이가인 CG: 홍기리


배성재기자 sjbae@wowtv.co.kr
"백만원도 안 모였다"…외면 당하는 청년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