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타협할줄 모르고 시비만 거는게 정치현실"
野에 "적극투쟁 시대 지나, 극한 투쟁 하면 국민 짜증"
김종인 "중대선거구제로 정치 문제 해결? 절대 안돼"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여야가 추진 중인 선거제 개편안과 관련, "중대선거구제를 하면 정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친이낙연계'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이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개최한 모임에 참석, '한국 정치의 올바른 방향'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제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하면 다당제가 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 경우 집권당은 절대 과반을 차지하기 어렵다"며 "결국 현재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각종 부작용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대통령 4년 중임제로의 헌법 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당선된 대통령이 또 (다음 대선에) 나오려면 (임기) 4년간 그 준비만 할 것 아닌가"라며 "결국 (시간을) 낭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간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대통령제가 아닌 의원내각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소신을 지속해서 밝혀 왔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을 모두 지낸 경력의 김 전 위원장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대립하는 태도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진보 진영, 보수 진영 다 가봤는데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며 "양 진영이 타협할 줄 모르고, 시비만 걸고 지내는 게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야당을 향해 "세상이 달라져서 적극적인 투쟁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밖에 나가서 극한투쟁을 하면 국민이 짜증 내는 게 오늘의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집행능력이 없는 야당은 국민이 바라는 바를 제대로 탐구해서 미래 비전만 제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지난 4일 검찰을 비판하며 대규모 장외집회를 연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민생 문제에 집중해 대안을 마련하라는 조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모임에는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들은 초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의 '검찰발(發) 리스크' 속에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참석하면 당 분열 등 정치적 해석이 나오는 것을 우려한 조치로 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