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에도 '물가 중심' 통화정책 이어간다…"단, 경기 고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새해에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운용하되, 최종 금리 수준이나 유지 기간 등은 경기·금융 상황 등을 보면서 종합적으로 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의결했다.

먼저 한은은 내년 기준금리 운용과 관련해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수렴할 수 있도록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운용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최종금리 수준, 동 수준의 유지 기간 등은 물가 흐름과 함께 경기, 금융·외환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내년 물가 상승률이 올해 5%대 초반보다 낮아진 3%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나 향후 경기 둔화 폭, 주요국 금리, 환율, 국제유가 등의 향방에 따라 물가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당분간 물가 중심의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되, 경기·부동산 등 국내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지난 20일 물가 안정 목표 설명회에서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 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며 정교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은 내년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먼저 경제 전망과 향후 정책 방향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을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제전망 보고서에 심층 연구와 시나리오 분석을 수록함으로써 경제 주체들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부연했다.

또 의결문을 개선하고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내용을 내실화해 정책 결정의 배경을 보다 충실히 설명하겠다고 전했다.

효과적인 포워드 가이던스 활용 방안을 모색하겠다고도 예고했다.

특히 주요국 포워드 가이던스의 효과를 분석해 중장기 활용안을 찾을 방침이다.

공개시장운영 제도 개선도 검토한다.

통화안정증권 중도 환매 대상 증권을 1·2년물에서 3년물까지 확대하는 등 통화신용정책이 원활히 파급되도록 공개시장운영의 유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금리 수준이 높아지면서 나타날 변화에 대해서는 연구·분석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은은 "높아진 금리 수준과 부채 부담 아래에서 통화정책 파급효과와 물가 동학의 변화 가능성을 연구·분석하겠다"며 "그간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 가계부채 누증 등이 통화정책 파급 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정책 효과 제고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김보미기자 bm0626@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