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기각 후 노동수용소행 예정…백악관 "부당한 구금 해결 노력 중"
주러 미 대사관, 러에 수감된 WNBA스타 그라이너 공식 면회
미약 밀수 혐의로 러시아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3일(현지시간) 공식 면회했다고 로이터,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면회는 지난 8월 러시아 법원이 마약 소지 및 밀수 혐의로 그라이너에게 벌금 100만 루블(약 2천300만원)과 징역 9년을 선고한 이래 처음으로 진행된 것으로, 그라이너의 항소가 기각된 지는 9일 만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뉴멕시코로 이동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그라이너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며 "정부는 그라이너와 휠런에 대한 용납할 수 없고 부당한 구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금메달 2관왕으로 오프시즌 러시아팀 UMMC 에카테린부르크에서 활동한 그라이너는 지난 2월 미국에서 2주간 휴가를 보낸 뒤 러시아에 입국하다 마약 밀반입 혐의로 모스크바 공항에서 체포됐다.

러시아 당국은 그의 가방에서 대마초 추출 오일이 함유된 액상 카트리지가 나왔다고 밝혔지만, 그라이너의 변호인은 그가 지병 치료를 위해 의료용 대마초를 합법적으로 처방받았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 지방법원은 지난 8월 그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고, 그라이너 측은 항소했지만 지난달 25일 기각됐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그라이너를 부당하게 구류하고 있다며 조속한 석방을 요구해왔다.

최근에는 역시 러시아에 억류된 기업인 폴 휠런까지 미국인 2명을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인 무기상 빅토르 부트와 맞바꾸는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협상이 성사되지 않았고, 현재 그라이너는 러시아 노동 수용소에 넘겨질 위기에 처해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한편,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3일 비트코인을 이용해 40억 달러(약 5조7천억원) 이상을 돈세탁한 혐의로 미국으로 인도된 러시아인 알렉산드르 빈니크를 면담 한 뒤 러시아가 향후 미국과의 죄수 교환에서 가능한 한 많은 러시아 국민을 석방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