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으로 행사 취소됐는데 현장에서 뒤늦게 통보
환불, 이관 요구에도 주최측 '묵묵부답'

지난 3일 잠실대교 남단에서 열린 수영대회 '2022 한강크로스 스위밍챌린지'의 무책임한 운영 방식에 참가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OK!제보] "입수도 안 했는데 메달 주고 끝"…한강종주 수영대회 논란
이 행사는 기존 일정이었던 지난달 13일과 14일에서 '팔당댐 총방류량 800㎥/s 이상'을 이유로 지난 3일로 미뤄졌다.

그러나 지난달 30일부터 행사 직전일까지 팔당댐 방류량은 중부권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1천㎥/s를 훌쩍 넘는 상황이었다.

태풍 '힌남로'가 북상 중인 상황이 더해져 참가자들은 대회 진행과 관련해 우려를 표했지만, 대회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진행 예정"이라며 "변동될 경우 안내 문자를 할 것"이라 안내했다.

행사 전날인 2일 저녁 6시께 주최사 송파구 수영연맹은 한강사업본부를 통해 '힌남노 태풍 대비 차원의 수문 개방으로 인해 수중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그런데도 당일까지 별다른 공지를 하지 않았고, 사전에 4만9천원의 참가비를 지불한 1천500명가량의 참가자는 현장에 도착한 뒤에야 취소 사실을 알게 됐다.

참가자 A씨는 "아무런 공지가 없어서 숙소비, 교통비를 들여 지방에서 온 참가자들도 있다"며 "현실적으로 행사가 어렵다는 것을 며칠 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강행한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참가자 B씨도 "행사가 끝나가는 오후까지도 안내 문자가 없어서 참가자들이 SNS로 취소 사실을 알렸다"며 "심지어 현장에서는 참가자 현장 등록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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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의 대처도 참가자들의 불만을 키웠다.

현장에서는 대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참가자들에게 완영증과 메달을 수여했다.

A씨는 "물에 발을 담그지도 않았는데 완영증을 주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주최측이 대회를 강행하고 환불이나 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참가자 C씨는 "입수가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항의하는 참가자들에게 입수하고 싶으면 입수는 가능하다고 안내했다"며 "참가자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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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측인 송파구 수영연맹은 접수 과정에서 '폭우 및 천재지변 발생 시 2023년 행사로 이관된다'고 공지했었다.

이관을 희망하지 않을 경우 4만9천원의 티켓도 환불받을 수 있다고도 공지문에 나와 있다.

그러나 주최측은 현재 이관이나 환불과 관련된 별다른 대책이나 안내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 160여명의 참가자들은 단체 대응도 준비 중이다.

A씨는 "주최사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인해 시간적,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티켓 비용 환불과 더불어 경제적, 정신적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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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수영연맹 안성환 회장은 "행사 당일 오전까지 수문 개방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하다 보니 행사 취소에 대한 안내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환불은 재정적 문제로 인해 어렵지만, 2023년 행사로의 이관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추석 연휴 이후 최대한 참가자들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