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경지 곳곳 잠겨…"한해농사 성패 좌우, 순간방심 알곡생산 지장"
'논밭 고인물 제때 빼라' 北, 폭우따른 농작물 보호대책 총력
북한이 장마철 집중호우로 곡물 생산에 차질을 빚을까 전전긍긍하며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은 30일 "각지 농업부문 일꾼(간부 및 사무원)들과 근로자들이 큰물과 폭우, 센바람에 의한 피해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고 올해 알곡 증산을 담보하기 위한 투쟁을 전격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나라의 제일 큰 농업도이며 기본곡창지대인 황해남도의 농업근로자들이 농작물피해를 막기 위한 투쟁을 강력히 전개하고 있다"며 내각 농업위원회와 각 도농촌경리위원회가 '농작물 피해 최소화 작전'을 지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쌀 생산지인 황해남도 안악·은천·재령·은률군 등에서는 어떤 큰물에도 농작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양수설비 상태를 수시로 점검 및 정비하고 필요한 전력을 보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논두렁 보수와 배수로 만들기도 수시로 보수 중이다.

황해남도 다음가는 곡창지대인 황해북도 농촌들에서도 밭 도랑 사이 등을 깊숙이 파며 배수 능력을 늘리거나 이미 침수된 논밭들에서 신속히 물을 뽑아내 농작물 생육에 유리한 조건을 지어주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황해북도는 사리원시를 비롯해 이달 말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가 큰 지역이다.

이외 수도 평양과 남포시, 평안남도와 강원도 농촌들에서도 배수갑문과 배수문 점검은 물론 논둑정리와 하천 정리 등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

노동신문도 이날 평안북도 등 여러 지역의 사례를 들며 "한해 농사의 성패가 좌우되는 때 순간의 해이나 방심도 알곡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한 일군들은 배수양수설비들을 만가동, 만부하로 돌려 고인물을 한시바삐 뽑기 위한 사업을 긴장하게 조직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민심을 다잡고 먹는 문제를 자체로 해결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으나 올봄 긴 가뭄 끝에 장마가 이어지면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장마가 시작된 이후 연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요 하천에 홍수 경보가 발령됐고 내달 2일까지 중부지역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여전히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더욱이 황해남도를 중심으로 주요 식량 생산지에 폭우가 집중되면서 농경지 침수와 유실 가능성 등이 나온다.

토마스 오헤나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주민의 약 40%가 식량부족을 겪고 있다"며 "국경폐쇄와 봉쇄조치, 가뭄, 홍수 등과 겹쳐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