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라USD(UST)와 루나의 개발자인 권도형(30)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가 징역형은 피하겠지만 과태료나 민사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CNBC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CNBC는 미국의 전직 연방 검사와 규제기관 관리 등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이 이같이 전망했다고 전했다.방송은 권 CEO가 개발한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가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달러 같은 기축통화 보유금 대신 복잡한 코드를 이용해 화폐 가치를 안정화하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이미 2015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그러나 권 CEO의 남다른 재능은 마케팅에 있었다고 CNBC는 평가했다.권 CEO는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에서 보여준 과시적 행태를 겸비한 제2의 사토시 나카모토(비트코인의 개발자)를 자처하며 많은 사람을 끌어들였다는 것이다.CNBC는 "권도형은 테라폼랩스를 통해 2억700만달러(약 2천570억원)의 돈을 끌어모았고, 거의 부끄러움을 모르는 듯한 그의 온라인상 허세는 대중을 끌어들였다"고 지적했다.그러나 미국에서는 판단력이 나쁜 부주의한 CEO라는 것이 범죄는 아니라고 이 매체는 짚었다.이번 사안의 경우 권 CEO에게 형사책임을 물으려면 권 CEO와 그의 동료들이 의도적으로 투자자를 속였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워싱턴DC 검찰총장실에서 12년간 일한 랜덜 일라이어슨은 이 경우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벌어진 일을 입증해야 한다"며 "이는 수많은 문서를 검토하고 아주 많은 사람과 그들 모두의 변호사를 상대해야 하는 아주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말했다.검찰은 결정적 증거인 '스모킹 건'을 찾기를 바라지만 사기 음모의 전모를 보여주는 한 통의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찾는 경우는 드물다.일라이어슨은 이런 사기 사건을 기소하는 고전적인 방법은 '차근차근 사다리 올라가기'라고 말했다. 하급 가담자를 먼저 기소한 다음 이들을 설득해 협조하고 증언하도록 한다는 것이다.반면 민사 소송에서는 입증 책임이 한결 가볍다.이미 국내에서도 테라USD와 루나의 폭락으로 큰 손실을 봤다며 사기 등의 혐의로 권 CEO나 테라폼랩스 임원 등을 잇따라 고소하고 있다.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같은 규제 당국이 과태료나 다른 제재를 내릴 수도 있다.SEC의 수석자문으로 일했던 필립 무스타키스는 "SEC는 '증거의 우세'만으로 사건을 입증하면 된다"며 "이는 피고인이 제기된 혐의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더 높다고 배심원이 판단하기만 하면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규제 당국의 제재는 과태료나 수익 환수, 명령 등이 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손실액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점에 비춰볼 때 어마어마한 액수가 될 수 있다.권 CEO는 이미 몇 차례 소환장을 회피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등 SEC와 껄끄러운 역사가 있다고 CNBC는 전했다.CFTC의 캐럴라인 팸 위원장은 잠재적 소송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면서도 "CFTC는 가상화폐 관련 비리를 성공적으로 기소한 첫 기관 중 하나"라며 "우리는 가상화폐 사기와 조작을 모든 권한을 동원해 공격적으로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뉴욕증시는 민간 고용이 부진하게 나온 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했다는 소식에도 크게 올랐다. 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5.05포인트(1.33%) 오른 33,248.2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5.59포인트(1.84%) 상승한 4,176.82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22.44포인트(2.69%) 뛴 12,316.90으로 장을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분기 가이던스(전망치)가 하향되고, 5월 민간 고용이 부진하게 나오면서 3대 지수는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이내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둔화할지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속도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환율 변동을 이유로 분기 실적 경고를 내놨으나 이러한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5월 민간 고용 지표는 부진했다. ADP 전미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민간 부문 고용은 직전 달보다 12만8천 명 증가했다. 이는 전월 기록한 24만7천 명 증가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9만9천 명 증가를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ADP 고용은 매달 거의 50만 명가량 증가했었다. ADP 고용은 오는 금요일 발표되는 노동부의 고용 보고서를 앞두고 민간 부문의 고용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동부가 발표하는 5월 비농업 고용은 32만5천 명 증가하는 데 그쳐, 전달의 42만8천 명 증가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용이 부진할 경우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 시장은 앞으로 나오는 지표들로 9월 금리 인상 폭을 가늠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9월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 경로에서 일시 중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중단해야 한다는 근거를 찾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연준이 6~7월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9월에 잠시 금리 인상을 쉬어가는 것도 타당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9월 중단론'이나 '9월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이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9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언급해 9월 중단설에 찬물을 끼얹었다. 메스터 총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인플레이션 월별 수치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보여준다면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수 있지만, 만약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더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나온 다른 고용 시장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지난달 28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1만1천 명 감소한 20만 명으로 집계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1만 명보다 적었다. 5월 감원은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고용주들의 채용 계획은 전달보다 크게 늘었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에 따르면 5월 감원 계획은 2만712명으로 전월 2만4천286명보다 14.7% 감소했다. 또한 5월 고용주들은 12만6천83명의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전달보다 42% 늘어난 것이다. S&P500지수 내 에너지 관련주만이 소폭 하락하고 나머지 10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임의소비재와 자재(소재), 통신, 기술, 산업 관련주들이 모두 1% 이상 상승했다.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의 주가는 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5% 이상 하락했다. 반려동물용품 유통업체 츄이는 강한 분기 실적을 발표해 주가는 24% 이상 올랐다. 메타의 주가는 페이스북의 2인자로 통했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14년 만에 퇴사하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5% 이상 올랐다. 포드는 6천200명을 고용하고 생산에 37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는 2% 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오는 3일 발표되는 고용 지표가 시장의 향방을 가늠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톰 에세이 창립자는 마켓워치에 "주식이 저점을 벗어나 반등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추가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할 수 있다는 기대였다"라며 "금요일 고용 보고서가 이러한 기대를 더욱 확고히 해준다면 주가에 순풍이 계속 불 것이며, 반대로 이를 반박하는 수치가 나온다면 새로운 변동성이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99.3% 기록했다. 7월 회의에서 50bp 인상 가능성은 89.5%에 달했다. 9월 회의에서 50bp 인상 가능성은 61%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97포인트(3.78%) 하락한 24.72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메타플랫폼의 2인자'로 불리는 셰릴 샌드버그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사퇴가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가에선 "사업 경쟁력이 약화될 징후는 현재까지 없다"며 기존 투자의견을 유지했다.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셰릴 샌드버그의 COO 사퇴는 메타플랫폼을 담당하는 월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구글에서 광고사업을 담당했던 셰릴 샌드버그는 2008년 페이스북에 입사했다. 이후 COO 등을 역임하며 14년 간 페이스북을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입사 당시 2억72000만달러였던 페이스북의 광고수익은 1000억달러 이상으로 커졌다.2인자의 퇴사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우려는 크지 않다. 씨티증권과 미즈호증권은 메타플랫폼에 대한 매수의견과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MKM파트너스, 배어드 역시 기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바꾸지 않았다. 씨티는 "셰릴 샌드버그의 사직은 회사가 장기 성장을 위한 재정비 시간을 줄 것"이라며 "새로운 광고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어드는 "메타버스에 대한 목표를 뚜렷하게 하기 위해선 리더십을 바꿀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후임 COO인 하비에르 올리반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씨티는 "올리반은 좀 더 내향적인 사람"이라며 "메타플랫폼 운영 전반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즈호는 "새로운 리더십으로의 전환은 순탄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저커버그가 동양상 중심 서비스와 메타버스로의 전환을 이끄는 데 문제없이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