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면책 기준 완화 요구…민항업계엔 2조원 수혈
中당국, 금융기관들에 "5월 대출 반드시 늘려라" 지시(종합)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경제 충격을 받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하는 한편 가전제품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6일 홈페이지에 올린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중소기업 대출 시스템 구축에 관한 통지'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부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대출 서비스를 개혁해 대출을 더욱 활성화하라고 금융기관들에 지시했다.

인민은행은 각 은행이 부실 채권 관련 내부 면책 제도를 완화하라고 요구했다.

은행들이 미상환 위험을 고려해 중소기업 대출을 기피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건전성이 다소 악화해도 돈을 더 빌려주라는 주문이다.

중국 당국은 '보편 혜택 소액 대출'이라는 이름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소액 대출을 권장해오고 있다.

'보편 혜택 소액 대출'이 중국의 금융권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8년 8%에서 2021년 12%까지 상승했다.

인민은행은 특히 대출 확대를 뒷받침할 자금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지급준비율, 재대출 등 도구를 잘 활용해 계속해서 취약 대상 지원성 소액 대출 투입량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언급, 추가 지준율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4월 지준율을 0.25%포인트 인하해 100조원 규모의 장기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중국 당국은 각 시중은행에 '창구 지도' 형식으로 5월 대출을 작년 동기 대비 반드시 늘리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지난 20일께 각 은행에 전화를 걸어 5월 대출이 작년 동월보다 늘어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23일 인민은행 주최로 24개 금융기관이 참여한 신용대출 현황 점검 회의에서도 같은 요구가 다시 한번 전달됐다.

중국 당국이 이처럼 금융기관에 적극적 대출을 주문하는 것은 코로나 경제 충격 속에서 4월 대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4월 신규 대출은 6천454억 위안으로 작년 동월 대비 8천231억 위안 줄었다.

4월 신규 대출 규모는 우한 사태의 충격이 가장 컸던 2020년 2월(9천57억 위안) 수준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한편 재정부와 민항국은 5월 21일부터 7월 21일까지 국내선 노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들의 손실 금액 비율에 맞춰 보조금을 지급한다.

당국은 손실 비행시간당 보조금 상한액을 2만4천 위안으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중앙과 지방 정부 재정으로 두 달간 업계에 지급될 보조금이 총 130억 위안(약 2조4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방 정부 중에선 광둥성 선전시가 8월 안에 TV, 에어컨, 냉장고 등 생활 가전제품을 살 때 한 명당 총 2천 위안(약 38만원) 한도에서 상품가격의 15%까지 보조금을 준다고 26일 밝혔다.

中당국, 금융기관들에 "5월 대출 반드시 늘려라" 지시(종합)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PC, 가정용 로봇, 웨어러블 기기 등 IT 제품 구매에도 같은 규모의 보조금을 주고,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를 구매할 때는 대당 1만 위안(약 190만원)의 보조금을 준다.

이 같은 일련의 경기 안정 대책은 중국 국무원이 23일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고 ▲ 재정·통화 ▲ 금융 정책 ▲ 공급망 안정 ▲ 소비 촉진 및 투자 확대 ▲ 에너지 안보 ▲ 기본 민생 보장 등 6개 분야에 걸쳐 총 33개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힌 직후에 속속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