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오른 게 없는 것 같아요"…밥상·외식물가 동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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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부족에 수요 증가 겹쳐 육류 가격 상승…채소는 일부 작황 부진
사룟값 상승에 안정 찾던 계란값도 오름세…가공식품 가격 인상 잇따라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대형마트 정육 코너에서 장을 보던 문모(50)씨는 삼겹살을 사려다 결국 사지 않았다.
문씨는 "예전에는 1만원대였던 삼겹살이 오늘은 2만원 정도 해서 포기했다"면서 "해산물, 고기, 김치, 반찬거리 등 안 오른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일상생활과 밀접한 먹거리와 외식 물가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황 부진과 사룟값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상승하는 물가에 정부와 대형마트 업계도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 소·돼지·닭에 계란까지…육류 가격 고공행진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4.8% 상승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반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 수준은 더 높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통계를 보면 이달 18일 기준 국산 돼지고기 목심 100g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2천661원으로 1년 전보다 18.5% 올랐다.
같은 양의 삼겹살은 2천829원으로 19.2% 올랐고, 닭고기는 1kg당 6천48원으로 11.8% 상승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수입 육류는 인상 폭이 더 크다.
미국산 소고기(갈비) 가격은 100g당 4천403원으로 77.8% 뛰었고, 호주산은 4천385원으로 81.0% 올랐다.
수입 삼겹살 가격은 100g당 1천427원으로 9.8% 상승했다.
육류 가격 인상은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수입 육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곡물 공급 차질로 사룟값이 오르자 고깃값도 덩달아 오르는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물류난으로 수입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영향도 있다.
미국 최대 육류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는 인건비와 사료비 상승을 이유로 올해 1∼3월 쇠고기 가격을 작년 동기보다 23.8% 인상했다.
국산 육류 가격 오름세는 최근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전환 분위기에 따른 수요 폭증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축산업계는 설명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달 들어 돼지고기 출하량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다"며 "최근 회식과 모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고기 수요가 커진 점이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과일과 수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지난해 5월 19일 7천980원이었던 미국산 오렌지 1봉(2.1kg 안팎)이 이달 19일에는 9천980원으로 25.1%, 국산 생오징어는 1마리의 가격이 같은 기간 3천880원에서 4천580원으로 18% 각각 뛰었다.
오렌지는 주요 생산지인 브라질과 미국 플로리다의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줄어든데다 환율 상승과 냉장컨테이너 수급 불안정으로 물류비까지 뛰면서 값이 올랐다.
일부 채소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
깐마늘(300g)은 작년 이맘때보다 20.1%, 세척 당근(1kg)은 14.4% 각각 올랐다.
다만 일부 채소 가격 상승은 다른 품목과는 달리 외부적인 요인보다는 작황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유통업계는 설명했다.
한때 안정세를 보이는 듯하던 계란 가격도 다시 상승세다.
계란값은 2020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치솟았다가 지난해 8월부터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추세였다.
그러다 최근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룟값 급등 영향으로 다시 가격이 오르고 있다.
◇ 외식비·가공식품 물가도 '고공행진'
외식물가도 함께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인 참가격에 따르면 4월 기준 냉면값(이하 서울 기준)은 1년 새 9.5% 오른 평균 1만192원으로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섰다.
자장면 가격 역시 14.1% 오르며 6천원을 넘었고, 칼국수 가격은 10.8% 상승하며 8천원을 돌파했다.
가공식품 물가도 전반적인 상승세 속에 하루가 멀다 하고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다소비 가공식품 28개 품목 중 18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다.
가장 많이 오른 것은 21.1% 상승한 된장이었고 이어 카레(14.7%), 콜라(9.8%), 커피믹스(8.6%), 소주(6.4%) 순으로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4월에는 치즈(24.1%)와 소시지(16.7%), 시리얼(9.8%), 냉동만두(9.6%), 맛살(6.7%) 등의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이 중 치즈는 4월부터 남양유업이 출고가를 평균 10% 인상했고, 맛살은 시장 점유율 1위인 사조대림이 3월 중순부터 대형마트의 가격을 5∼10% 올렸다.
4월에도 역시 조사대상 28개 품목 중 18개 품목의 가격이 전달 대비 상승했다.
최근에는 식용유와 밀가루 가격을 두고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식용유는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 발표 이후 불안심리 확산에 따른 가수요가 늘면서 창고형 할인점과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나섰다.
밀가루는 세계 밀 생산량 2위인 인도가 수출 제한에 나섰다.
다만 식용유는 인도네시아가 23일부터 팜유 수출을 재개하기로 한 만큼 불안 심리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사룟값 지원…대형마트, 산지 다변화 등 대책 모색
치솟는 밥상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도 각종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는 농가당 특별사료구매자금 5천만원을 1.8% 금리로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는 총 1조1천500억원이 배정됐다.
계란, 육류, 채소 등 농축산물 할인쿠폰을 추가 지원하는 데 39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도 추경안에 포함됐다.
정부는 여름철에는 채소류의 정부 비축 물량과 농협의 계약 재배를 활용해 수급을 조절할 방침이다.
대형마트도 직소싱 비중 확대와 산지 다변화, 사전 비축을 통해 가격 경쟁력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4월 돼지고기 수입처를 덴마크에서 스페인으로 바꿨고, 오렌지는 미국에서 들여오던 물량의 절반가량을 스페인산으로 대체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해외 법인을 통해 브라질과 에티오피아 등의 원두를 가격 인상 전 40t(톤) 이상 사전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체 브랜드의 원둣값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올해 수입산 돼지고기의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연초에 캐나다 업체와 협의해 지난해보다 3배가량 많은 80t의 물량을 선점했다.
바나나의 경우 우리나라 소비의 80%를 차지하는 필리핀산이 작황 부진과 인건비·물류비 상승 등으로 가격이 오르는 점을 고려해 올해부터 베트남산 바나나 물량을 크게 늘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품군별 가격경쟁력이 높은 나라의 상품을 소싱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룟값 상승에 안정 찾던 계란값도 오름세…가공식품 가격 인상 잇따라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대형마트 정육 코너에서 장을 보던 문모(50)씨는 삼겹살을 사려다 결국 사지 않았다.
문씨는 "예전에는 1만원대였던 삼겹살이 오늘은 2만원 정도 해서 포기했다"면서 "해산물, 고기, 김치, 반찬거리 등 안 오른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일상생활과 밀접한 먹거리와 외식 물가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황 부진과 사룟값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상승하는 물가에 정부와 대형마트 업계도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 소·돼지·닭에 계란까지…육류 가격 고공행진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4.8% 상승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반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 수준은 더 높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통계를 보면 이달 18일 기준 국산 돼지고기 목심 100g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2천661원으로 1년 전보다 18.5% 올랐다.
같은 양의 삼겹살은 2천829원으로 19.2% 올랐고, 닭고기는 1kg당 6천48원으로 11.8% 상승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수입 육류는 인상 폭이 더 크다.
미국산 소고기(갈비) 가격은 100g당 4천403원으로 77.8% 뛰었고, 호주산은 4천385원으로 81.0% 올랐다.
수입 삼겹살 가격은 100g당 1천427원으로 9.8% 상승했다.
육류 가격 인상은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수입 육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곡물 공급 차질로 사룟값이 오르자 고깃값도 덩달아 오르는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물류난으로 수입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영향도 있다.
미국 최대 육류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는 인건비와 사료비 상승을 이유로 올해 1∼3월 쇠고기 가격을 작년 동기보다 23.8% 인상했다.
국산 육류 가격 오름세는 최근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전환 분위기에 따른 수요 폭증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축산업계는 설명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달 들어 돼지고기 출하량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다"며 "최근 회식과 모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고기 수요가 커진 점이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과일과 수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지난해 5월 19일 7천980원이었던 미국산 오렌지 1봉(2.1kg 안팎)이 이달 19일에는 9천980원으로 25.1%, 국산 생오징어는 1마리의 가격이 같은 기간 3천880원에서 4천580원으로 18% 각각 뛰었다.
오렌지는 주요 생산지인 브라질과 미국 플로리다의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줄어든데다 환율 상승과 냉장컨테이너 수급 불안정으로 물류비까지 뛰면서 값이 올랐다.
일부 채소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
깐마늘(300g)은 작년 이맘때보다 20.1%, 세척 당근(1kg)은 14.4% 각각 올랐다.
다만 일부 채소 가격 상승은 다른 품목과는 달리 외부적인 요인보다는 작황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유통업계는 설명했다.
한때 안정세를 보이는 듯하던 계란 가격도 다시 상승세다.
계란값은 2020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치솟았다가 지난해 8월부터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추세였다.
그러다 최근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룟값 급등 영향으로 다시 가격이 오르고 있다.
◇ 외식비·가공식품 물가도 '고공행진'
외식물가도 함께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인 참가격에 따르면 4월 기준 냉면값(이하 서울 기준)은 1년 새 9.5% 오른 평균 1만192원으로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섰다.
자장면 가격 역시 14.1% 오르며 6천원을 넘었고, 칼국수 가격은 10.8% 상승하며 8천원을 돌파했다.
가공식품 물가도 전반적인 상승세 속에 하루가 멀다 하고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다소비 가공식품 28개 품목 중 18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다.
가장 많이 오른 것은 21.1% 상승한 된장이었고 이어 카레(14.7%), 콜라(9.8%), 커피믹스(8.6%), 소주(6.4%) 순으로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4월에는 치즈(24.1%)와 소시지(16.7%), 시리얼(9.8%), 냉동만두(9.6%), 맛살(6.7%) 등의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이 중 치즈는 4월부터 남양유업이 출고가를 평균 10% 인상했고, 맛살은 시장 점유율 1위인 사조대림이 3월 중순부터 대형마트의 가격을 5∼10% 올렸다.
4월에도 역시 조사대상 28개 품목 중 18개 품목의 가격이 전달 대비 상승했다.
최근에는 식용유와 밀가루 가격을 두고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식용유는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 발표 이후 불안심리 확산에 따른 가수요가 늘면서 창고형 할인점과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나섰다.
밀가루는 세계 밀 생산량 2위인 인도가 수출 제한에 나섰다.
다만 식용유는 인도네시아가 23일부터 팜유 수출을 재개하기로 한 만큼 불안 심리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사룟값 지원…대형마트, 산지 다변화 등 대책 모색
치솟는 밥상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도 각종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는 농가당 특별사료구매자금 5천만원을 1.8% 금리로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는 총 1조1천500억원이 배정됐다.
계란, 육류, 채소 등 농축산물 할인쿠폰을 추가 지원하는 데 39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도 추경안에 포함됐다.
정부는 여름철에는 채소류의 정부 비축 물량과 농협의 계약 재배를 활용해 수급을 조절할 방침이다.
대형마트도 직소싱 비중 확대와 산지 다변화, 사전 비축을 통해 가격 경쟁력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4월 돼지고기 수입처를 덴마크에서 스페인으로 바꿨고, 오렌지는 미국에서 들여오던 물량의 절반가량을 스페인산으로 대체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해외 법인을 통해 브라질과 에티오피아 등의 원두를 가격 인상 전 40t(톤) 이상 사전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체 브랜드의 원둣값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올해 수입산 돼지고기의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연초에 캐나다 업체와 협의해 지난해보다 3배가량 많은 80t의 물량을 선점했다.
바나나의 경우 우리나라 소비의 80%를 차지하는 필리핀산이 작황 부진과 인건비·물류비 상승 등으로 가격이 오르는 점을 고려해 올해부터 베트남산 바나나 물량을 크게 늘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품군별 가격경쟁력이 높은 나라의 상품을 소싱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