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관계 매몰되지 않는 안보관 주문한 듯…"당장은 북한이지만, 북한 넘어서야"
"남북지도 뒤집어 봐달라…전시작전권 전환도 세계적 시각에서 바라봐야"
"평화가 아직 잠정적이고 취약…더 강고하게 만드는 게 다음 정부 과제"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북한이 미사일이든 핵이든 전력을 높여갈수록 우리도 그것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 응징할 수 있는 능력을 높여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군 주요 직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하면서 "우리의 안보 현안은 북한"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그것이 우리의 절반의 과제라고 한다면 나머지 절반은 세계 속에서 우리의 안보를 지킬 수 있는 강한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세계 어느 나라로부터도 침탈당하지 않는 강한 국방을 유지해야 한다.

당장은 북한이지만, 북한을 넘어서서 세계 어느 열강으로부터도 침탈당하지 않는 능력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의 무력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이긴 하지만, 여기에 매몰되지 않고 국제 안보현안에 정교하게 대응하며 평화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북한에 대응하는 것에만 안보능력을 집중해서는 안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 평화를 침해했던 것은 주변의 열강들"이라며 "한번 당했으면 다시는 당하지 않겠다는 절치부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지도를 남북을 뒤집어 놓고 보면 우리 앞에 펼쳐진 광활한 해양이 보인다"며 "왜 제주도를 국제평화의 상징적인 섬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해군 기지를 설치했는지, 왜 경항모와 핵추진잠수함 등을 언젠가 보유해야겠다고 생각하는지 지도를 뒤집어 보면 한 눈에 보인다"고 했다.

이어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도 단지 우리가 자주국가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당위적 목표를 넘어 세계적 시각, 국제적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요즘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한 나라만의 전쟁이 아니라 국제전의 양상을 띤다.

만약 우리 안보에 직접 위협을 받는 지역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면 우리도 여러 군사적 협력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세계 10위권 국가에 걸맞은 역할을 요구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어느 정부보다 평화를 잘 지켜왔다.

그러나 우리의 평화가 아직은 잠정적이고 취약하다"며 "우리가 이를 공고하게 굳히려면 평화 체제가 더 강고해져야 하는데, 아직 거기까지 이르지 못했다.

이는 다음 정부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