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2·은 1·동 1개 획득…김선태 감독·안현수 코치 계약 종료로 곧 귀국
[올림픽] 평창 때보단 낫지만…중국 쇼트트랙 '한국 지도자 효과' 봤을까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었던 한국 지도자들이 한국으로 돌아온다.

김선태 중국 쇼트트랙 감독은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중국어로 "중국 대표팀을 아껴주셔서 감사하다"며 "난 2004년 중국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지난 세월 동안 뛰어난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중국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썼다.

이어 "이젠 가족을 만나러 한국으로 돌아간다"며 "또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마무리했다.

안현수(러시아 명 빅토르 안) 중국 대표팀 기술 코치도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과 계약은 이번 달에 마무리된다"며 "향후 어떤 생활을 할지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상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중국 쇼트트랙의 '한국 따라잡기' 프로젝트는 잠시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국 지도자들과 재계약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올림픽] 평창 때보단 낫지만…중국 쇼트트랙 '한국 지도자 효과' 봤을까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오래전부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준비했다.

중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선태 감독에게 2019년 러브콜을 보내 영입에 성공했다.

중국은 김선태 감독뿐만 아니라 변우옥 장비 코치 등 다수의 한국 지도자를 데려갔다.

2020년엔 한국 출신 쇼트트랙 레전드 안현수(러시아 명 빅토르 안)을 기술코치로 영입했다.

말 그대로 '드림팀'이 꾸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였던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도 귀화시켰다.

임효준은 자격이 되지 않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중국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등 파트너로서 큰 역할을 했다.

한국 지도자들은 중국 대표팀에 '한국 유전자'를 심고 다양한 전략과 기술, 경험을 전수했다.

중국은 이 과정을 철저히 숨겼는데, 베이징 올림픽 개막 한 달 전부터는 자국 언론과 접촉도 완전히 막았다.

중국은 단숨에 한국 쇼트트랙의 최대 경계 대상이 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중국 쇼트트랙의 전력은 기대 이하였다.

중국은 쇼트트랙 첫 메달 레이스였던 2,000m 혼성계주 준결승에서 탈락 위기에 놓였지만, 편파 판정을 등에 업고 결승 진출에 성공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세 번째 레이스인 남자 1,000m에서도 런쯔웨이가 거듭된 판정 시비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전은 거기까지였다.

중국은 판정 시비가 줄어들자 나머지 종목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중국의 쇼트트랙 영웅 우다징은 남자 500m 2연패에 도전했지만,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선 쑨룽이 혼자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거둔 성적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에도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를 따내 1위를 지킨 한국 쇼트트랙을 넘지 못했다.

평창올림픽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때보다는 낫다.

그러나 판정과 개최지 이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건 아니다.

한국 지도자가 전수한 기술과 전략을 바탕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고 자평하는 중국 쇼트트랙이 4년 뒤에도 한국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지 궁금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