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정론…3대 세습 체계 완성 등 강조
북한, 김정일 업적으로 '고난의행군 시기 핵개발' 찬양
김정일 80번째 생일을 닷새 앞둔 북한이 그의 업적으로 핵 개발과 3대 세습 체계 완성을 꼽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1면에 '성스러운 혁명의 길 끝까지 이어가리라' 제목의 정론을 싣고 김정일이 '고난의 행군 시기'에 남몰래 핵 개발에 매진했다고 선전했다.

정론은 "고난의 행군 시기라고 하면 사람들은 사생결단의 투쟁사를 생각하지만, 장군님(김정일)께서는 고난과의 싸움만을 위해 강행군을 하신 것이 아니었다"며 김정일의 지도로 "고난의 해들 중 하나였던 1998년 8월 조선은 위성발사국이 됐다"고 밝혔다.

장거리 로켓인 대포동 1호를 쏘아올린 것을 강조한 것이다.

정론은 이어 "국권을 강탈한당 망국의 해로부터 100년이 되던 2005년 조선은 자위의 핵 보검을 억세게 틀어쥐었음을 세계에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고난의 행군 시기란 수많은 아사자를 낸 1990년대 중후반을 말하는데, 정론의 이같은 언급은 김정일 정권이 이 시기 모든 것을 뒤로 한채 체제 유지를 위해 핵개발에 집중했음을 의미한다.

정론은 이와 관련, "장군님은 그 나날(고난의 행군시기)에 자주 '곧 여명이 밝아오게 됐소'라고 말씀하셨다.

그때는 여명이 어떤 것인지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며 "여명이란 조선의 힘이 행성을 뒤흔든 주체 강국의 거대한 뇌성이고 장엄한 분출이었다"고 묘사했다.

당시 김정일이 말했다는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는 핵을 개발 중이었고 완성돼 가고 있었다는 뜻인 셈이다.

정론은 "우리의 첫 위성이 우주에 날아오르고 강력한 전쟁 억제력을 보유한 세기적인 사변이 온 세계를 진감시켰다"며 "장군님께서 오늘과 먼 미래를 위해 마련해주신 부국강병, 제일 강국의 만년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또 "적들은 우리가 붕괴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조선은 오히려 강국으로의 기적적인 도약과 폭발력으로 제국주의 연합 세력을 휘어잡으며 자기의 의지대로 대세를 평정했다"며 김정일의 핵 개발이 그 토대가 됐다고 역설했다.

북한, 김정일 업적으로 '고난의행군 시기 핵개발' 찬양
정론은 아울러 김정일이 김정은을 위한 3대 세습 기틀을 닦아 체제 안정성을 담보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사회주의 국가는 해내지 못한 권력 세습에 성공하면서 "20세기의 정치 기적"을 만들어내고 "그(세습 실패)로 하여 산생되는 모든 변질과 동란, 비극적 참화"를 방지했다는 것이다.

정론은 "혁명 위업의 계승 문제는 지구상 어느 노동계급의 당도 해결하지 못했다"며 "누구도 하지 못한, 역사도 세계도 풀 수 없는 과제로 남긴 이 미증유의 대업을 김정일 동지께서 가장 완벽하게 실현하셨다"고 찬양했다.

이어 "혁명 위업을 개척하는 것도 간고하지만, 꿋꿋이 계승하는 것도 전인미답의 길"이라며 "위대한 장군님께서 이룩하신 모든 업적은 또 하나의 위대한 개척"이라고 덧붙였다.

정론은 "우리 대에 다 못 가면 다음 대, 그다음 대를 이어서라도 반드시 가야 하는 것이 주체혁명의 행군길"이라며 김일성에서 시작해 김정일을 거쳐 김정은으로 이어진 세습 정권을 향한 절대 충성과 결사옹위를 촉구했다.

나아가 "주체혁명 위업, 그 빛나는 계승 완성이 장군님께서 한생토록 마련해주시어 우리에게 목숨처럼 물려주신 유산 중의 가장 귀중한 유산"이라고 세습의 의의를 역설했다.

김정일은 1942년 2월 16일 태어나 2011년 사망했다.

북한은 그의 생일을 '광명성절'이라 부르며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과 함께 최고 명절로 쳐서 최근 잔치 준비에 한창이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생일에 즈음해 북한 주재 외교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꽃바구니와 축하편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북한 주재 외교단은 또 김정일이 군사 야영을 했다고 알려진 평양 어은혁명사적지를 방문해 둘러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