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후보 한자리에…이재명·윤석열 '악수'
YS 6주기, 정치권 총출동…李·尹 "과감한 결단·개혁" 한목소리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이 22일 국립 서울현충원 묘역에서 거행됐다.

추도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정의당 여영국 대표 등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집결해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기렸다.

유족 측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를 비롯한 유가족과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 김무성 정병국 전 의원 등 상도동계 인사들이 일제히 참석했다.

행사장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보낸 화환이 놓였고, 해외 순방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은 영상 메시지로 추모의 뜻을 전했다.

대선후보들도 총출동했다.

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정의당 심상정·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모두 참석했다.

제3지대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허경영 명예혁명당 대표 등도 함께했다.

특히 여야 후보 4인은 추도식장 앞줄에 나란히 앉아 눈길을 끌었다.

윤 후보가 '동교동계' 권노갑 전 의원과 함께 묘역에 입장한 점도 시선을 집중시켰다.

뒤이어 도착한 이 후보가 앉아 있던 윤 후보를 향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자, 윤 후보는 웃으면서 이 후보의 왼쪽 팔을 가볍게 치며 화답했다.

둘은 행사 시작 전에 잠시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이 후보가 먼저 윤 후보에게 말을 건넸고, 윤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허리를 숙이고 귀를 기울이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추모사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와 불의 청산을 위해 싸웠던 점은 평생을 두고 배울 가치라고 대학 때부터 생각했다"며 고인의 어록 중 '대도무문', '인사가 만사다' 등을 자주 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신 후에도 과감한 결단으로 우리 사회가 쉽게 결단·집행하지 못할 일들을 정말 많이 해내셨다.

특히 군부에 의한 권력 찬탈이 불가능하게 만든 점은 정말 역사에 남을 일이라 생각한다"고 문민화 성과를 거론한 뒤 "진영 가리지 않고 좋은 사람이 실력을 발휘하게 하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YS를 '한국정치의 큰 산'으로 추모하며 "제가 대학 때는 신민당 총재 가처분 사건과 국회의원 제명 사건이 있었다.

그때도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국민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며 고인의 민주화운동 발자취를 회고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신 후에도 어느 한 정권이 하기 어려운 결단을 해서 한국 사회를 엄청나게 개혁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생전을 기억하는 모든 분과 나라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 화합, 통합의 마음을 되새기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고, 심상정 후보는 "대도무문의 길을 따라 반드시 정권교체, 시대교체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YS 청와대 근무 시절을 떠올리며 하나회 척결 등 '기득권 깨기'에 매진했던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했다.

정부 측 대표로 참석한 김부겸 국무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난과 우리 민주화의 역사는 늘 함께했다"며 "굳건한 의지와 용기, 신념은 어두운 시절의 우리 국민에게 등불과도 같았다"고 고인을 기렸다.

김 총리는 "통합과 화합을 강조한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말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
이런 가운데 김덕룡 추모위원장은 "민주화 세력은 내로남불의 거짓과 위선으로 비난받고 있다"며 "우리가 이런 나라를 만들려고 민주화투쟁을 했던가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야 대선주자들을 향해서도 "상당수 국민은 (내년 대선을) '차악을 뽑는 선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심지어 지는 사람이 감옥에 가는 선거가 될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나돈다"며 " 유언으로 국민 화합을 말씀하신 김영삼 대통령 앞에 죄인 된 심정"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