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위 국감서 "국가위임사무, 국가 보조금 사업에 한해 답변"
野 추궁에 "범죄인 취조하는 데도 아니고"…취재진 현안 질문에도 즉답 피해
이틀 새 달라진 이재명…웃음기 거두고 신상공세인 사전차단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두 번째 국정감사에 지난 18일 국감 때와는 다소 다른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에 도지사 자격으로 출석한 이 후보는 인사말에서 도정 현황 보고를 서면으로 대체한 다음 "제가 이틀째 국감을 받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면서 "저는 우리 공동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합의된 규칙을 지키는 것"이라며 "공직자들의 권한 행사는 법에 따라서 법률이 정한 범위내에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타인에게 강제력을 행사할 때는 특히나 법에 정한 한계를 벗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법률에 기인한 국가위임사무,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에 한해서 가능하면 답변을 제한하도록…제가 제한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대목에서는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말을 조금 머뭇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답변을 국감 취지에 맞는 질문에 한해서 제한적으로 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이다.

이틀 전 국감에서 "의원님들 시간이 아까울 것 같으니 세세한 업무보고는 서면으로 대체하겠다"며 각종 공세에 맞서 '정면 돌파'의 결기를 드러낸 것과는 비교됐다.

18일 국감장에서 '조폭연루설'이 나오자 선보인 '흐흐흐' 등 12번의 웃음소리는 이날 오전엔 찾기 어려웠다.

야당의 거센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위증죄 처벌에 관해 묻자 이 후보는 잠시 침묵하다가 "형량 규정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발탁한 과정에 대해 추궁하자 이 후보는 "의원님은 십몇 년 전 상황이 다 기억나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이라면서 "여기가 범죄인 취조하는 데도 아니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관련 질의가 계속되자 유 전 본부장을 "유동규"로 계속 지칭하며 "유동규는 그런 정도 역량이 있었으면 내가 사장을 시켰을 텐데…"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다만 대장동 의혹에 대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의에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국감에 앞서서 '초과이익환수제 건의의 불수용 주체는 누구냐', '지사직 사퇴는 언제 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도 연신 "미안합니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지난 18일 국감 전에 20여 분 동안 취재진과 여러 현안에 대해 상세한 문답을 나눴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는 이번 국감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사실에 기초해서 국민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드리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