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북태평양·인도양 수은 오염 심해
미국 럿거스대 연구팀 과학저널 발표

먹이를 통해 섭취한 수은이 몸 안에 계속 쌓이는 참다랑어 같은 이동성 어류는 바다의 수은 오염도와 해양생물 및 인간에게 미치는 위험을 알려주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럿거스대 존 레인펠더 교수팀은 14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지중해와 북태평양, 인도양, 북대서양에서 잡힌 참다랑어의 근육조직 표본을 분석한 결과 체내 수은 축적률이 각 해역의 수은 오염도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참다랑어 몸 안에 쌓인 수은량으로 세계 바다 오염 측정"
참다랑어는 가장 크고 빠른 어종 중 하나로 해양 생태계 상위 포식자다.

참다랑어의 몸에는 신경독성이 있는 메틸수은이 축적되는데, 일부에서는 사람이 섭취해선 안 될 만큼 높은 농도의 메틸수은이 검출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바다에 사는 참다랑어에 얼마나 많은 수은이 축적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양한 종의 참치가 해양의 수은 오염도 변화를 나타내는 생물 지표로 제안됐지만, 어류의 체내 수은 축적량은 물고기 나이와 크기, 먹이그물 내 위치는 물론 서식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먹이 종류와 양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렵다.

연구팀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참다랑어 어장인 지중해를 비롯해 북태평양, 인도양, 북대서양에서 1998~2019년 잡힌 참다랑어의 근육 조직 표본을 분석해 체내 수은 농도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참다랑어 체내 수은 축적률이 가장 높은 바다는 지중해였으며, 다음은 북태평양과 인도양이 뒤를 이었고 북대서양에서 잡힌 참치의 수은 축적률이 가장 낮았다.

또 체내 수은 축적률은 각 해역 바닷물의 메틸수은 농도와 비례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참다랑어 몸속에 축적되는 메틸수은이 각 해역의 플랑크톤 등 먹이그물 내 메틸수은 오염도와 관련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팀은 참다랑어의 수은 축적률은 각 해역의 수은 오염도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수은 축적률이 높은 지중해와 북태평양, 인도양은 바위 등 자연 요인과 금속광업, 화석 연료 연소 등 인간 요인으로 수은이 바다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북대서양보다 크다는 것이다.

세계 오염 지표로서의 참다랑어 수은 축적률에는 자연·인간적 요인, 수온과 염도에 따라 달라지는 바닷물 밀도차에 의한 심해저 해류순환" 등 요인이 반영돼 나타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레인펠더 교수는 "이 연구는 참다랑어 수은 축적률이 전 세계 바다의 수은 오염 패턴 등을 보여주는 오염 지표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해양 먹이그물의 수은 흐름을 조사하고 해산물을 통한 수은 섭취 위험에 대한 평가를 개선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