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이어 ABL생명도 '4세대' 출시 않기로
삼성생명 이달 초 인사에서 실손심사파트 분리
실손 '포기' 보험사 속출…삼성생명은 조직 신설로 '고삐' (종합)
올해 들어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에 이어 ABL생명도 적자 수렁에 빠진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다.

생명보험사의 실손 '포기' 선언이 속출하는 가운데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은 전담 조직을 신설, 중점 관리에 나섰다.

ABL생명은 다음달 1일 도입되는 새 실손의료보험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ABL생명은 이달 말까지 현행 '3세대' 신(新)실손보험을 판매하고 다음달부터는 판매를 중단한다.

ABL생명은 "기존 실손보험의 적은 판매물량과 높은 손해율 등을 고려해 4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며 "기존 실손보험 가입 고객의 전환용으로 4세대 실손보험을 (내부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BL생명의 계약 보유량은 단체계약을 포함해 11만4천건(명)으로 전체 실손보험 계약량 3천900만건의 1%에도 못 미친다.

앞서 동양생명도 ABL생명과 같은 이유로 4세대 상품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생명보험사는 5곳만 남았다.

AIA생명, 오렌지라이프, 라이나생명 등이 2011∼2013년에 일찌감치 실손보험을 포기했고, 2017∼2019년에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 등이 잇따라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각각 작년 12월과 올해 3월부터 취급을 중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이 주력 상품인 손해보험업계와 달리 생명보험업계는 적자투성이 실손보험을 더는 판매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보험사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앞서 AXA손해보험 등 3개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해 실손보험의 보험료수익에서 보험금과 사업비를 뺀 '보험손익'은 2조5천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는 7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실손 '포기' 보험사 속출…삼성생명은 조직 신설로 '고삐' (종합)
◇ 삼성생명 이달 초 실손심사파트 신설
생보사들이 실손 판매를 잇따라 포기하고 있지만 업계 1위 삼성생명은 되레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이달 초 인사에서 삼성생명은 보험금지급심사팀 산하의 보험금심사파트에서 실손심사파트를 분리시켰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실손 보험금 업무가 많아 파트를 신설했다"며 "기획이나 신규 업무가 부여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이 손해를 많이 보는 상품이긴 하지만 고객 접점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삼성생명은 실손보험을 포기하기보다는 관리 강화로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