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부펀드들이 사모주식과 부동산 등 대체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이들 자산에 대한 누적 투자액이 7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글로벌 리서치업체 프레킨과 로펌 베이커맥킨지가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 세계 국부펀드의 운용자산(AUM)은 총 7조8400억달러에 달했다. 2011년 말부터 매년 8%씩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발(發)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국부펀드 자산이 대형 인프라 재건, 국내 시장 활성화 등에 투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트폴리오에서 지난 10년간 큰 폭으로 증가한 부문은 사모주식, 부동산, 인프라, 사모대출, 헤지펀드 등이다. 국부펀드의 대체 자산 누적 할당액은 700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중 사모주식, 부동산, 인프라의 목표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세 자산군을 합친 목표 비중 중앙값은 지난해 30%로 2011년(18%) 대비 높아졌다.

국부펀드가 가장 선호하는 자산군은 사모주식으로 전체 비중 중앙값이 9.3%였다. 부동산이 6.7%로 뒤를 이었다.

‘지속가능한 투자’가 시장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부펀드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도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프레킨에 따르면 국부펀드 98개 중 19%가 공식적으로 ESG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펀드 위주로 ESG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 운용자산 규모로는 전체 국부펀드의 54%(4조2400억달러)에 달하는 펀드가 ESG 정책을 명시하고 있다.

ESG 투자 할당액이 가장 큰 펀드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로 조사됐다. ESG가 활성화된 유럽에서는 사모시장 운용자산의 80%가 ESG 요소를 투자 과정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북미(47%), 중동(39%), 아시아(24%) 등은 반영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