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상화폐, 코인 거래 관심 많으시죠. 주변에서 다들 돈을 번 것 같은데, 이제라도 뛰어들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고. 대체 코인이라는 게 뭐냐. 투자대상이 될 수는 있는것이냐에 대한 의문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확실한 건 증권사, 자산운용사 같은 금융 제도권에서도 이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겁니다. 가상화폐 투자가 늘 것이라고 보고 여기에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 ETF 등을 속속 만들어가고 있는건데요. 오늘은 가상화폐 관련 상품들. 어디까지 나왔는지. 가상화폐 ETF가 앞으로도 더 나올 수 있을지, 마지막으로 이렇게 가상화폐 관련 투자상품이 나오면 코인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코인 관련 상품, 뭐가 있을까
코인 관련 상품은 미국이나 아시아보다는 유럽에서 빠르게 생겨나고있습니다. 2015년에 스웨덴 스톡홀름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ETN 두 개가 상장을 했는데요. Bitcoin Tracker One. 티커명으로는 COINXBT, 와 Bitcoin Tracker Euro 티커명 COINXBE 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스웨덴 증시에 상장한 상품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져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당장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는 스웨덴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둔 곳이 없습니다. 이밖에 스위스, 독일 등에도 비트코인 ETN이 상장해있습니다.한동안 잊혀지는 듯 했던 코인 시장에 다시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건 지난해부터인데요. 기관투자가들도 속속 비트코인을 투자 대상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코인 상품들도 출시가 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최초의 ETF는 지난 2월 18일에 등장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비트코인 ETF, 티커명은 BTCC입니다. 출시 후 펀드 규모가 9억달러를 돌파했는데, 이게 재밌는 점이 최초의 금 ETF인 GLD가 2004년 처음 나왔을 때 펀드 규모가 늘어나는 속도가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비트코인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코인을 디지털금이라고 비유하죠.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진 건 아니지만 안전자산의 역할을 하는 금과 비슷하다는겁니다. 실제 투자자들의 금 ETF, 비트코인 ETF에 대한 초기 관심도 비슷하다는 게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방증이 되겠죠. 캐나다 증시에는 현재 BTCC와 EBIT 두 개의 비트코인 ETF가 상장해있습니다. 이 ETF들은 실제 비트코인을 담습니다. ETF가 보유한 비트코인 규모도 매일 공개하고요. 캐나다 증시에는 비트코인 정방향 ETF 뿐 아니라 인버스 ETF 인 BITI도 상장해있고, 이더리움 ETF도 3개가 거래되고 있어서 투자 선택지가 넓은 편입니다.
비트코인 ETF, 미국에서도 나올까?
유럽에서 캐나다까지 번진 비트코인 ETF 상장 열기. 미국으로 옮겨붙을 수 있을까요?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가능할 것 같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간 미국 운용사들이 비트코인 ETF를 내놓으려는 시도는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상품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에 매번 상장에는 실패했죠. 그런데 지난달 19일에 반에크라는 운용사가 다시 비트코인 ETF 상장 심사를 신청했는데요, 이 결과가 나오는 시점이 지난 29일에서 한 차례 미뤄져서 6월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ETF가 승인을 받으면 다음으로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상품들도 상장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피델리티, JP모건 등도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국내에서도 코인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18년에 비트코인 관련 ETF를 내놓으려는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이 있었는데요. 한국거래소에선 비트코인 변동성이 크고, 제도권에 편입된 자산이 아니기때문에 ETF 출시는 어렵다고 반려했습니다. 다만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가 나오면 한국에서도 비트코인 ETF가 상장할 가능성이 높아질겁니다. 이미 국내 운용사에서는 내부적으로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ETF나 블록체인 기술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을 모은 ETF 출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ETF가 코인 시장에 미칠 영향은?
그런데 이렇게 비트코인 상품 출시가 중요한 이유는 뭘까요? 첫번째는 투자자 입장에서 암호화폐 투자 안정성과 편의성이 동시에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지금 코인 투자할 때 가장 번거로운 점이 뭘까요? 코인 거래소에 가입해서 여기에 실물 계좌를 연동해야합니다.이렇게 약간은 귀찮은 과정을 거쳐서 거래를 하더라도 문제가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믿기도 어렵다는 겁니다. 예탁결제원과 한국거래소가 있는 주식과 달리 암호화폐는 민간 거래소들이 거래를 주선하고 있습니다. 이 거래소 개수만 200여개입니다. 그런데 이 거래소들이 실제 코인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느 날 거래소가 폐쇄된다고 해도 투자자 보호를 받기도 어렵죠. 그렇다고 진짜 비트코인 지갑을 만들어서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여기에 비트코인을 담자니 절차가 엄청나게 복잡합니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간접 상품이 생기면 투자자들이 이런 불편 없이 가상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ETF를 출시한 자산운용사가 직접 비트코인을 매수해서 가지고 있거나, 혹은 비트코인만큼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되면 어떨까요? 비트코인에 투자할까 말까 고민했던 투자자들도 투자를 하기가 더 쉬워집니다. 코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죠. 공급요인은 변화가 없는데 수요가 늘면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겁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ETF 상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비트코인과 자주 비교되는 금의 사례를 볼까요. 최초의 금 ETF가 나온 게 2004년입니다. SPDR의 GLD가 상장했죠. 그런데 이 뒤로 금 가격이 어떻게 됐는지를 볼까요. 8년동안 꾸준히 우상향해서 가격이 4배정도 올랐습니다. 그 전까지는 계속 가격이 옆으로만 기고 있었는데요.
그동안 금에 투자하려는 수요들은 꾸준했는데, 금 거래가 불편하고 접근성이 떨어지니까 금에투자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금 ETF가 상장하면서 금 투자에 나선겁니다. 금 투자 하면 ETF가 대표적인 수단이 되다보니 심지어는 이 금 ETF들이 가지고 있는 금의 규모가 한국 전체가 가지고 있는 금보다 많습니다. 세계 최대 금괴 보유국은 미국 독일 IMF 순서인데 네번째가 금 ETF입니다. 그만큼 금이 투자자산으로 널리 활용되는 데 ETF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의미겠지요.
나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