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애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조광희 '인간의 법정'

국내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서미애와 변호사 출신 작가로 공상과학소설(SF)에 도전한 조광희의 신작 장편이 나란히 서가에 나왔다.

엘릭시르 출판사가 펴낸 서미애의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와 솔 출판사에서 출간한 조광희의 '인간의 법정'이다.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는 서미애의 대표작인 '잘 자요 엄마'의 후속 작품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2010년 발표했던 '잘 자요 엄마'는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 세계 16개국에 번역 출간된 심리 스릴러. 범죄심리학자 이선경이 남편의 전처가 낳은 딸 하영과 연쇄살인범 이병도 사이에서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혼란에 빠진다.

가정 폭력과 학대가 악의 근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섬뜩하게 그려낸다.

후속작에서 작가는 하영에 관한 이야기를 다시 꺼낸다.

열여섯 살이 된 하영은 과거 연쇄살인범 이병도 사건에서 비롯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애쓰지만, 전학 간 학교에서 새로운 폭력에 자극받기 시작한다.

프로파일러 권일용과 표창원이 일독을 권했다.

서미애는 성인이 된 하영의 이야기도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하영 연대기 3부작'이 되는 셈이다.

스무 살에 시인으로 등단했던 서미애는 1994년 스포츠 서울 신춘문예 추리소설 부문에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소설가의 길에 들어섰다.

주요 작품으로 2009년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받은 '인형의 정원'을 비롯해 '반가운 살인자' '살인협주곡' '그녀만의 테크닉', '세기말의 동화' 등이 있다.

한국식 미스터리와 SF의 묘미
'인간의 법정'은 영화 제작자로 더 유명한 조광희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지난 2018년 발표한 첫 소설 '리셋'이 추리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안드로이드의 정체성을 화두로 던지는 SF에 도전했다.

과학과 철학 등에 법정 드라마를 융합하고 통섭한 심오한 내용을 그린다.

주인을 살해한 인공지능(AI) 안드로이드를 법정에 세우는 이야기다.

주인공 시로는 인공언어 개발자로 자신과 매우 유사한 모습의 안드로이드 아오와 만나면서부터 실존적 고민에 빠진다.

'의식'을 부여받은 아오는 주인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알고리즘에서 벗어나 자유 의지를 갖게 되고 급기야 주인을 살해한다.

이 사건은 세계적 관심을 끌고 인간의 법정에 선 안드로이드의 폐기 여부, 즉 AI 사이보그의 생명권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다.

변호사다운 전문 지식에 무한한 상상력과 진지한 철학적 사고가 잘 조화된 소설이다.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래 던져져 온 질문을 AI 로봇 '아오'의 문제로 돌려놓는다"고 평했다.

조광희는 영화 제작자로 '밤과 낮', '멋진 하루' 등을 만들었다.

신문과 잡지에 칼럼을 기고한다.

2018년 장편소설 '리셋'으로 데뷔했다.

한국식 미스터리와 SF의 묘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