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한국인’과 가장 닮은 사람은 어느 나라에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과 가장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일본인’이라는 주장에 큰 이견은 없는 것 같다.육지로 붙어 있는 중국보다 바다로 이웃한 일본에 한국인과 닮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신기하다.
그래서 한국 내에선 ‘일본인’의 뿌리가 ‘한국인’이라는 주장이 많다.특히 독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이나 역사교과서 파동 등으로 한·일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때면 ‘조상도 못 알아보는 XX’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일왕 등 일본 왕족의 조상이 ‘한국계’라고 주장하는 한국 학자들도 있다.일본사람들이 아무리 큰 소리를 친다 해도 그들의 뿌리가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의 표시다.일본인들의 조상이 한국에서 왔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유물도 상당이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 살 때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몸집이나 골격,머리카락 등이 한국인과 꼭 같은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하지만 피부색,골격 등이 서양인처럼 생겼거나 필리핀 등 동남아인 같은 사람도 많아 일본인의 뿌리에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일본 열도에 인류가 정착하기 시작한 시기는 약 4만년 전 구석기시대로 추정된다.아직까지 구석기인의 화석이 발견된 적은 없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현대 일본인은 유전학적으로 크게 3개 인종으로 구성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일본 본토인으로 알려진 ‘아이누족’과 남방계,북방계 등 세 갈래로 나눌 수 있다.
학자인 하니하라 가즈로씨는 일본 인종을 크게 조몬인과 야요이인 계통으로 나눴다.조몬인은 동 일본이나 서남 일본에 많고,야요이인은 북 규슈에서 긴키 지역에 높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긴키(교토 오사카 나라 지역)에서 홋카이도에 걸쳐 현대인의 형질을 따져보면 북쪽으로 갈수록 조몬인의 특징이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조몬 토기 시대의 인골은 지금까지 만구 이상 발견됐다.DNA를 이용한 유전학 연구로 복원된 조몬인의 모습은 ‘각지고 보통보다 짧은 얼굴,탐스러운 귀,진한 눈썹에 열이 고르나 작은 치아,아랫 입술이 윗 입술보다 나온 입’과 다부진 골격이 특징이다.
구석기 시대에서 조몬토기 시대에 걸쳐 일본열도에 살았던 종족은 남방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원주민인 아이누족은 흰 피부에 털이 많고,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신체적 특성을 가진다.백인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유전자 분석 결과 황인종 일파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비해 야요이인은 얼굴이 길고 평평하며 큰 키가 특징이다.야요이 시대에 나타난 이들은 북쪽의 한랭한 기후에 적응한 집단이 대륙으로부터 이주한 종족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인의 후예도 상당히 섞여 있을 것이다.이들이 일본열도 중심에 뿌리를 내리면서 고대 일본지역에 자리를 잡았던 조몬인은 점차 주변 지역으로 밀려났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류는 종족적인 분류에 지나지 않는다.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수천년 이상 살아오는 과정에 다양한 종족들이 뒤섞이기 마련이다.‘일본인’ 역시 유전자나 형질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문화적,의식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20세기 후반 공산주의가 붕괴된 뒤 경제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국가 간 대립은 더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이데올로기가 사라진 뒤 각국은 더 잘살기 위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다.최근 연일 신문 1면을 장식하고 있는 글로벌 환율전쟁이 단적인 예다.
일본인의 조상이 한반도에서 건너갔다는 인종적 주장보다는 경제적,과학기술적으로 일본을 앞서는 수준으로 발전하는 게 더 중요하다.진정한 극일은 인종적인 편견이나 주장이 아니라 ‘국부’의 크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